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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의 격랑 품고 70년…중앙성당, 지역 중심성당으로 우뚝

해방 후 원도심 중구에 설치

  • 박정민 기자
  •  |   입력 : 2018-09-07 18:53:42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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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피란민 수용·지원
- 독재정권 땐 민주화운동도

- 올해로 설립 70주년 맞아
- 9일 기념미사·17일 음악회

부산 현대사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겪은 중앙성당이 설립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중앙성당 대성전 내부. 천주교 부산교구 주교좌 중앙성당 제공
천주교 부산교구는 9일 오전 11시 부산 중구 대청동 중앙성당에서 교구장 서리 손삼석 주교의 주례로 ‘본당 설립 70주년 기념미사’를 연다. 오는 17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는 기념음악회도 개최된다.

음악회는 오르가니스트 김민정의 파이프 오르간 독주로 시작된다. 중앙성당은 부산 경남에서 유일하게 기계식 전통 파이프 오르간을 갖고 있다. 1990년 독일 뮌스터 교구 브르겔 본당에서 기증받은 중앙성당의 자랑이다. 21개의 개레기소타(크기와 형태 단위로 중간형임을 뜻함)로 크고 작은 파이프 1400개로 이루어진 높이 6.84m, 폭 5m의 거대한 악기다.

   
설립 70주년을 맞아 기념미사와 음악회를 여는 부산 중구 대청동 중앙성당.
이후 세실리아 성가대와 그레고리오 성가대의 합창, 강현욱 무용가의 현대춤 공연, 현악앙상블 ‘율’의 국악 공연, 움 쳄버 오케스트라 공연, 연합 합창이 이어진다.

중앙성당은 전통 시장과 금융기관이 밀집한 부산 원도심에 세워졌다. 한국 천주교는 해방 이후 중구에 성당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부산지방 관재처에서 일본 사찰 지은사를 불하받았다. 내부 보수를 한 뒤 1948년 6월 20일 축성식을 거행했고, 1948년 8월 1일 대청동 본당을 설립했다. 당시 적산가옥을 서로 차지하려는 ‘전쟁 같은’ 상황에서 사제와 평신도의 협력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불하받은 건물을 지켜냈다. 부산에서는 범일성당, 청학성당에 이은 세 번째 성당이다.

   
중앙성당의 자랑인 ‘파이프 오르간’.
초대 주임으로는 이명우 야고보 신부가 부임했다. 주일 미사 참석자가 100명 미만으로 작은 겨자씨와 같은 시작이었다. 본당이 채 자리잡기도 전에 1950년 한국전쟁이 터졌다. 어려운 시기 중앙성당은 한국 교회의 어머니와 같았다. 1·4 후퇴로 부산에 무작정 들어온 원산지역 피란민이 중앙성당에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밤이 되면 성전과 모든 본당 공간은 잠자는 방이 됐고, 아침이면 침구만 정리해 미사를 열었다. 피란 온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이 중앙성당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사목하면서 중앙성당은 전국적인 성당으로 이름을 떨쳤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앙심은 높고 교세의 확장은 빨랐다. 이때 초량, 신선, 서대신성당이 분리돼 나갔다.

신자가 나날이 늘어 본당은 계속 확장됐다. 1956년 지은사를 철거하고 새로운 성전을 신축했다. 1957년 1월 21일 부산교구가 설정되자 최재선 요한 주교는 중앙성당을 주교좌성당으로 지정했다. 교구청도 중앙성당 안에 설치됐다. 이후 사제서품미사 등 중요한 교구 행사가 대부분 중앙성당에서 치러져 중앙성당은 부산교구의 중심 성당이 됐다. 이 시기는 선교의 황금시대였다. 1964년까지 매년 1000명 이상 입교자가 탄생했다. 이어 2차 본당 신축이 시작돼 1973년 5월 1일 지금의 성전이 축성됐다.

엄혹했던 유신독재시절 중앙성당은 시련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시민에게 비바람을 막아주는 보호막이었다. 모든 시국 집회가 금지되고, 민주화 운동에 대한 온갖 탄압이 자행될 때도 본당에서는 시국 강연회가 열렸고, 교구사제단은 촛불행진을 했다. 이는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부마민주항쟁과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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