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유럽 등 49개국 169편
- 고 ‘마야 데렌’ 작품 회고전
- 여성 감독들 실험작도 눈길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는 역사·규모·예술성·새로움 등 여러 면에서 부산을 대표하는 예술행사이자 영화 큰 잔치다. 올해 열릴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3회째인데, BISFF는 35회째인 점만 봐도 연륜을 알 수 있다. 다음 달 24일부터 2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산복도로 옥상 달빛극장에서 열리는 올해 BISFF가 주요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큰 주제는 ‘여성, 부산 그리고 아이들의 상상력’. 한국 미국 일본 뉴질랜드와 유럽 등 49개 나라의 영화 169편이 경쟁부문(국제·한국 경쟁), 주빈국 프로그램, 월드 쇼트(아시아 단편, 프리즘 프로그램), 패밀리 단편 등 4개 부문에서 선보인다. 주요 감상 포인트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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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느 일요일 하루’의 한 장면.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제공 |
■BISFF의 정수 ‘아시아 단편’
BISFF의 전신은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다. 그만큼 아시아 단편영화 비중이 크다. BISFF가 추구하는 방향도 ‘아시아 단편영화의 허브’다. 올해 ‘아시아 단편’은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등 합작영화를 포함한 11개국 17편 작품이 3개 섹션에서 관객을 만난다. ‘오스카 특별전’에서는 싱가포르영화제, 쇼트쇼츠단편영화제, 히로시마애니메이션 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단편을 모아 소개한다. 2012 히로시마 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 수상작 ‘난 고양이를 묻는 쥐들을 봤어’(드미트리 겔러 감독), 주유소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코미디를 그린 싱가포르의 ‘이달의 우수 사원’(카를로 프란시스코 마나타드 감독) 등 6편이 상영된다.
‘JAFF(족자-넷펙아시아영화제) 특별전’은 빤뚜라 지역 트럭운전사들의 삶을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가난한 트럭운전사의 이야기’(히스키아 스위얀토로 감독), 일상 속 주부의 모습을 색다른 시각으로 담아낸 ‘어느 일요일 하루’(아디 마르소노 감독) 등 현대 인도네시아의 모습을 담은 5편의 영화를 소개해 관심을 끈다.
이와 함께 ‘머나먼 동쪽의 설화와 미신’ 섹션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이한 이야기를 모았다. 평범한 일상을 초자연적인 판타지로 그려낸 ‘보이스’(쿠시다 타카시 감독), 장례식의 역할극을 통해 메시지를 던지는 ‘플라시보 장례식’(박민경 감독) 등 6편을 통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세상을 전한다.
■거장을 만나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거장의 단편도 부산을 찾는다. 영화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거장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프리즘 프로그램’에서는 독립·실험영화의 선구자 마야 데렌(미국·1917~1961)의 작품과 마야 데렌에게서 영감을 받은 여성 감독들의 실험영화를 소개한다. 먼저 마야 데렌 회고전에서는 ‘오후의 올가미’ ‘밤의 눈’ 등 대표작 6편과 마야 데렌의 집을 방문해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보는 다큐멘터리 ‘마야 데렌의 싱크’(바바라 해머 감독)을 상영한다.
마야 데렌에게서 영감을 받은 여성 감독의 작품도 기대된다. 촬영기법과 로케이션, 스타일은 다르지만 한 편의 시와 같은 서정성을 가진 영화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냉전시대 유물인 북극 잠수함 기지를 탐색하는 인어 이야기를 담은 ‘인어’(에밀리아 슈카르눌리테 감독), 느낌과 기분을 대사 없이 표현한 실험영화 ‘터치’(바바라 메테흐 감독) 등이다. 내면세계에 초점을 맞춘 여성 감독의 애니메이션 7편도 주목할 만하다. 이 섹션의 한국 영화인 ‘빈 방’(정다희 감독)은 배우 유지태가 내레이션을 맡아 눈길을 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