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정 배연희 최정문 여성 감독
- 시나리오·촬영·편집까지 고군분투
- 공통 주제 ‘바다’로 단편 각각 제작
- 장편 ‘부산옴니버스프로젝트’ 선봬
# ‘해변의 캐리어’ 김수정 감독
- “뭔가 극적이여야 직성 풀려
- 영화 찍다 소설 쓰며 힐링”
# ‘추운 여름’ 배연희 감독
- “기승전결에 집착하는 편
- 1년에 한 편 꾸준히 찍어”
# ‘일광욕’ 최정문 감독
- “일상 속 미묘함 포착 즐겨
- 녹음 등 후반 작업 힘들어”
감독 혼자 시나리오·촬영·편집까지 1인 3역, 영화 한 편당 제작비 400만 원, 공통 주제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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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개막한 제19회 부산독립영화제의 개막작 ‘부산옴니버스프로젝트’에 참여한 여성 감독들. 왼쪽부터 배연희 김수정 최정문 감독.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지난 23일 개막한 제19회 부산독립영화제의 개막작 ‘부산옴니버스프로젝트’ 이야기다. 김수정(38) 배연희(27) 최정문(29) 감독 등이 ‘부산 옴니버스 영화제작 지원’을 받아 제작한 단편 영화를 옴니버스 형식의 장편극영화로 새롭게 구성해 선보였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부산을 배경으로 소재와 촬영장소, 주제 등을 공유하며 제작했다. 부산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여성 독립영화 감독 3인방을 만나 제작 분투기를 들어봤다.
바다를 떠나는 여자와 바다에 도착한 남자, 범상치 않은 인물들의 맹렬한 하루를 담아낸 ‘해변의 캐리어’(김수정), 바닷가에서 낮술을 마시며 일광욕하는 네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일광욕’(최정문), 어려운 형편에서 연예인을 꿈꾸는 딸과 바닷가 포차에서 일하는 엄마의 일상을 그린 ‘추운 여름’(배연희). 세 작품 모두 ‘부산 바다’를 배경으로 감독 고유의 색깔을 담아 무척 달라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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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정 감독 |
“제 영화는 인물을 벼랑 끝까지 몰아넣는 극적인 느낌이 있어요. 뭔가를 다 헤집어 놔야 직성이 풀리는 제 성격과 같아요.”(김수정) “저는 영화를 끌고 가는 내러티브를 중요하게 여겨서 기승전결에 집착하는 편이에요. 또 코미디 요소를 좋아해서 나중에 꼭 액션·코미디 영화를 찍어보고 싶어요.” (배연희) “일상 속 미묘한 점을 잘 포착하고 싶어요. 현실성 있는 대사 그리고 과하지 않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둬요.”(최정문)
영화에 대한 칭찬 세례가 이어지지만, 독립영화 감독으로 사는 것은 여전히 ‘불투명한 미래’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세 감독은 모두 아르바이트를 하며 제작비를 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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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연희 감독 |
“옴니버스 영화제작 지원과 같은 기회가 많으면 독립영화 감독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2012년부터 1년에 한 편씩 단편을 꾸준히 찍고 있는데 대학 졸업 후 혼자서 자본과 인력을 구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배연희) “녹음, 색 보정 등을 하는 후반 작업이 가장 힘들어요. ‘혼자만의 싸움’이라는 생각을 해요. 보정과 믹싱을 하다 보면 더 잘 하고 싶고, 그러려면 계속 돈이 들어가거든요.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번 돈으로 영화 찍고, 남으면 여행하는 데 써요.”(최정문) “자금부터 시나리오, 촬영, 후반작업까지 혼자 하려다 보니 영화 찍기가 정말 힘들어요. 그럴 땐 소설을 쓰는 게 저만의 힐링 방법이죠.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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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문 감독 |
김 감독은 내년 1월 장편 ‘파란 입이 달린 얼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삶의 진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으로부터 빈곤과 장애, 노동 등 사회 구조적 문제를 담았다. 서울독립영화제, 장애인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했다. 배 감독의 ‘설희’는 지난해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 대상을, 최 감독의 ‘신탄진’은 2015년 부산독립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이들은 부산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독립영화계의 대표적인 여성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독립영화제를 찾는 시민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독립영화가 낯선 언어로 이야기하다 보니 어렵다고 느끼시는 분이 많은데 열린 마음으로 본다면 다양한 시각으로 즐길 수 있을 거예요.”(김수정) “주류 영화와 다른 감수성을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영화제를 찾는다면 ‘이게 영화다’라는 생각이 들 거예요.”(최정문).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