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육생들
- 단편영화 만들어 경쟁력 타진
- 독립영화인 만남 ‘플랫폼 부산’
- 현실적 고민·유익한 정보 교류
- ‘FLY 영화제’‘라운드 테이블’ 등
- 젊은 아세안 영화인 연구도 활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돋보이는 키워드는 단연 ‘퓨처 오브 아시아’다. ‘아시아 영화의 허브’를 자처하는 BIFF는 올해 13회를 맞으며 무르익은 차세대 아시아 영화인 육성 프로그램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를 비롯해 아시아 독립영화인의 교류와 연대의 장 ‘플랫폼 부산’을 신설했다. 여기에 부산영상위원회가 6년째 아세안 10개국을 순회하며 영화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FLY(Film Leaders Incubator)’는 이번 영화제 기간 졸업생 작품을 선보이고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는 ‘제1회 FLY 영화제’를 열었다. ‘아시아 영화의 미래(Be the Future of Asian Cinema)’ . AFA가 내건 문구처럼 매년 BIFF 기간 부산은 아시아 영화를 이끌어 갈 미래 인재가 모여드는 플랫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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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부산 수영구 수영팔도시장에서 제22회 BIFF AFA에 참가한 아시아 영화인들이 영화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AFA는 아시아 영화인 24명이 참여해 영화제 기간 단편영화 2편을 찍으며 영화적 교류를 시도한다. BIFF제공 |
지난 14일 자정. 불이 꺼진 부산 수영구 수영팔도시장에서 AFA 교육생 A팀의 영화 촬영이 한창이었다. 배우 문지윤이 시장의 호떡 파는 상인으로 분했고, 대만에서 온 여배우가 문지윤의 상대역을 맡았다. 학생들의 ‘교육 현장’이었지만 긴장감은 팽팽했다.
AFA 지도교수이자 1회 졸업생인 부준펑(싱가포르) 감독은 곳곳을 다니며 현장을 챙겼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영화라는 공통점으로 교류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였다. 연출로 참가한 준총(26·싱가포르) 씨는 “다른 스타일의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모여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매우 흥미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6일 입학식을 거친 AFA 교육생 24명은 두 팀으로 나뉘어 영화제 기간 단편영화를 한 편씩 만든다. 교육생 시나리오 중 두 편을 선정하고 연출, 촬영, 편집, 사운드, 미술 등 각자 전공으로 담당 분야를 맡았다. 1회 때 카메라를 처음 만져본 교육생이 있을 정도로 영화에 생소한 이가 다수였다면, 지금은 현장과 제작에 익숙한 이들이 많다. AFA 등을 통해 지난 10여년 간 아시아 국가의 영화 교육도 성장했기 때문이다. AFA 김현진 팀장은 “영화 교육이 전무한 아시아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AFA였다. 지금도 교육 환경이 좋지 않은 국가 학생들은 경쟁률과 무관하게 우선 선발한다”며 “AFA를 통해 성장한 감독의 작품이 BIFF 에 초청되고, 세계 영화제에 진출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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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한 ‘FLY 영화제’ 라운드테이블이 지난 13일 해운대구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려 아시아 영화인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정빈 기자 |
AFA가 영화학도의 만남이라면, 올해 BIFF에서 처음 선보인 ‘플랫폼 부산’은 프로의 세계로 입문한 젊은 독립영화인을 위한 자리다.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중국 거장 지아장커 감독과 만남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플랫폼 부산’에는 아시아 21개국 영화감독, PD, 제작자 등 169명이 자비를 들여 방문했다. 이들은 각자 작업 현장도, 스타일도 달랐지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란 공통점만으로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아장커 감독과의 대화 현장을 찾았을 때, 참석자들은 감독의 모습을 촬영하거나 말을 기록하며 학생으로 돌아간 듯이 집중했다. 그의 영화 중 초현실적인 장면에 관한 영화적 기법을 묻기도 하고, 한계에 부딪힐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묻는 이도 있었다. 베트남의 한 영화인은 영화 검열 제도가 존재하는 국가에서 어디까지 타협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에 지아장커 감독은 자신을 비하하지 말고, 스스로 비겁해지지 말 것을 주문했다. 독립영화인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나누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플랫폼 부산’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높은 관심을 끌며 17일 막을 내렸다. BIFF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아시아 독립영화인을 하나로 모으고 교류하는 장을 마련한 것은 BIFF가 처음이다. 이들의 공동 성장을 모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것”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지난 13~15일 사흘 동안 해운대구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FLY 영화제’도 알차게 진행됐다. 지난 5년간의 결과물과 졸업생 작품 등 32편이 상영됐고,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브루나이 등 9개국 20명이 참가해 ‘FLY 그 후, 그리고 ASEAN 영화공동체’를 주제로 한 라운드테이블과 국제공동제작 사례 연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스터디를 진행했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브루나이의 영화인 압둘 자이니디 씨는 “FLY와 AFA 졸업생으로 아시아 영화 발전을 위해 기획된 FLY 영화제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국제 공동 제작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FLY와 AFA가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활발한 공동 작업으로 브루나이의 영화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주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