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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유럽의 오페라 현장 <5> 전문가 좌담회: 부산 오페라하우스 운영·미래

부산만이 가능한 것 주력… 개관 3년 전에는 운영자 찾아야

  •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   입력 : 2017-10-16 19:22:32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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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17년 9월19일

◇ 참석자(가나다 순)

▶김원명 경성대 음악학부 교수

▶박인건 (재)부산문화회관 대표

▶윤준용 부산오페라하우스추진단장

▶이소영 솔오페라 단장

▶황보승희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장

◇ 본지 참석자

▶최민정(편집국 문화부 기자)
본지는 지난달 19일 부산시청 회의실에서 지역 문화 전문가들과 함께 ‘부산 오페라하우스 운영과 미래’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 참가자들이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2021년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지 내 해양문화지구에 들어선다. 오페라하우스는 단순한 문화예술 시설을 넘어 지역문화와 문화산업에 큰 의미를 지닌다. 성악, 기악, 의상, 문학, 무대, 건축 등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의 거점이 될지 문화계의 관심이 높다.

본지는 전문가들과 함께 부산시청에서 ‘부산 오페라하우스 운영과 미래’ 좌담회를 지난달 19일 열었다. 지역 각계 각층의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참석해 활발히 의견과 주장을 교환했다.
-공연장 내부 설계는 오페라하우스의 핵심이다.

▶이소영 솔오페라 단장=운영 단계에서 논의가 필요한 건 ‘무대 장치와 무대, 작업 공간’이다.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세계적인 무대는 미디어 파사드, 홀로그램 등 영상 미디어 장치를 설치하고 IOT(사물인터넷), ICT(정보통신기술)와 결합한다. 현재의 부산 오페라하우스 설계가 이런 점을 보완할 수 없다면 콘텐츠의 질을 높일 수 없어 또 하나의 공연장이 탄생하는 것밖에 안 된다. 이러한 공간 설계는 운영안 논의와 같이 가야 하는데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그렇지 않다. 약 3년 후에 개관한다면, 설계와 준비 과정을 함께했던 운영 조직이 들어가 레퍼토리까지 다 나와야 한다.

▶박인건 부산문화회관 대표=외국 선진 극장은 운영할 사람을 뽑은 뒤 그 사람이 내놓은 운영안에 맞춰 공연장을 짓는다. 한국에서는 공연장 지어놓고 운영자를 찾아 알아서 운영하라는 식으로 접근한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지금이라도 어서 운영자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 늦어도 2, 3년 전에는 골격을 갖춰야 한다. 최근 부산문화재단에 일본 문화단체 회장이 와서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조선통신사를 주제로 부산시와 일본 후쿠야마시가 오페라를 공동 제작하는 긴 안목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지금부터 해도 3, 4년 걸린다. 만약 부산 오페라하우스 개관 작품을 한국적인 것을 하고 싶다면 지금 추진해야 한다.

▶황보승희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장=설계를 맡은 노르웨이 스노헤타 사와 담당 부서가 긴밀히 협의하고 챙겨야 한다. 부산의 전문가를 최대한 섭외해 실제 무대와 보조 공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정기적으로 자문을 받고 그 자문이 실효성 있게 반영됐는지 살펴야 한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뮤지컬 등 다른 장르 공연도 올릴 예정이라 한다. 내부 설계에는 문제가 없나.

▶이소영=오페라 전용관과 뮤지컬 전용관은 완전히 다르다. 뮤지컬을 가끔 올릴 수 있으나 설계 자체가 오페라와 뮤지컬을 같이 하는 극장은 곤란하다.

▶윤준용 부산오페라하우스추진단장=주목적은 오페라이며 오페라전용관이다. 뮤지컬을 올리려는 방침은 부산에 아직 오페라 저변이 넓지 않고 인적 자원이 유럽만큼 많지 않은 점과 관련 있다.

▶박인건=부산 오페라하우스를 365일 오페라만으로 돌릴 순 없다. ‘시장의 원칙대로 가느냐, 시장을 주도하느냐’ 과제가 남지만 현실을 고려하면 부산은 아마 오페라 위주를 하되 뮤지컬을 수용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서울 예술의전당도 오페라만으로 운영되지 않아 뮤지컬을 올렸는데, 뮤지컬 공연 신청이 너무 많이 들어오자 30% 이하로 제한하는 ‘쿼터제’를 적용했다. 일시적으로 부산 오페라하우스도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원명 경성대 음악학부 교수=오페라 콘텐츠는 얼마든지 채울 수 있다. 1980년대 유학을 다녀온 훌륭한 전문 음악인이 많이 배출됐고, 이를 바탕으로 2004~2006년 오페라 공연과 오페라단이 괄목한 성장을 이룬 경험이 있다.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개관하면 틀림없이 그와 비슷한 효과가 크게 일어날 것이다. 문제는 ‘콘텐츠의 질’이다.



-유럽 오페라극장처럼 오케스트라, 합창단, 발레단이 정규직 형태로 ‘전속’하거나 일정 기간 ‘상주’해야 하지 않나.

▶이소영=부산에는 교향악단 합창단 극단 무용단 소년소녀합창단 등 시립예술단이 많다. 다른 지자체보다 오페라를 만들기 좋은 환경이다. 특히 오페라에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비중이 굉장히 크다. 세계적 명성의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빈슈타츠오퍼(빈국립오페라극장)에 상주하면서 오페라도 연주한다. 시립예술단이 일조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박인건=오페라를 원활하게 제작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시립합창단과 시립무용단이 오페라하우스에 상주하더라도 오케스트라 문제는 쉽지 않다. 빈필하모닉은 단원을 뽑을 때부터 오페라 연주가 조건이었지만, 국내 사정은 그렇지 않다.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이 오페라 연주를 하지 않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1987년부터 국립극장과 전속계약을 맺고 국립오페라단·발레단·합창단의 정규 레퍼토리를 연주하고 있다.

▶윤준용=내년에 오페라하우스 운영 방안에 관한 용역을 실시해 예산 등과 함께 검토하겠다.



-부산 오페라하우스 운영에 관한 용역 결과를 보면 연간 운영비를 111억 원으로 잡고 자체 수익을 75억 원 올린다는 계획이다. 재정자립도 목표(67%)를 너무 높게 잡았다는 지적이 있다.

▶윤준용=그런 측면이 있다. 시의 보조금이 얼마가 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재정자립도마저 낮다면 ‘세금 먹는 하마’라는 우려가 더 커질텐데 그런 말을 듣기 전에 부대사업을 마련하고 자체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도 있다.

▶황보승희=노르웨이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 재정을 살펴보니, 정부가 예산의 80%를 지원하고 대관이나 부대사업은 하지 않는다. 오로지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 유럽인들이 반응하고 찾아오도록 하는 문화 자부심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건물 껍데기가 부러워서 오페라하우스를 짓자고 했다. 다시 말해 접근 방법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비록 시작은 ‘껍데기’에 대한 관심이었다고 해도, 결국 콘텐츠 중심으로 가야 한다. 지금 돈 무서워서 계획을 제대로 못 짤 것 같으면 지금이라도 접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부산이 오페라의 중심 도시가 되겠다, 최고 공연시설을 갖추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해야 한다. 부산시에서 얼마를 보조하든 적어도 일 년에 한 편정도는 동남아시아까지 아우를 작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이소영=오페라는 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다. 유럽 극장도 백스테이지 투어, 교육, 관광 프로그램을 자구책으로 시행하고 있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도 남들이 하지 않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역시 수익을 위해 오페라를 올리는 게 아니다. 오페라 가곡, 아리아 교실이 생기는 등 오페라하우스가 생겨 문화가 바뀌고 다양해진다고 한다.

▶김원명=맞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어떻게 돈을 적게 들일까’가 아니라 ‘어차피 생길 이 공간을 얼마나 최고로 효율적으로 이용할까’이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를 운영하고 작품을 기획할 전문가 영입과 연출 의상 무대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황보승희=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에서 최근 ‘부산시 문화정책에 대한 인식도 및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나 종사자, 공무원, 시민 등 다수가 오페라하우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전문기획 및 연출가’(44.7%)를 꼽았다.

▶이소영=유럽 극장도 경영을 담당하는 극장장이 있고 작품을 책임지는 예술 감독이 있는데 우리도 그런 ‘투톱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부산시립오페라단’(가칭)도 생겨야 한다. 민간에 맡겨두면 경제 원리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제한된 재원만으로 질 높은 공연을 만들 수 없다.

▶박인건=서울시향 등을 보면 은행가 출신이 경영을 맡고는 한다. 극장장은 행정적으로 지자체와 원만한 관계를 맺고 국비, 시비를 많이 끌어오는 노하우를 가지고 지역기업 등의 후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시립오페라단 설립은 재정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부산 오페라하우스의 공연기획팀이 부산시립오페라단이고, 단장이 예술감독을 맡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이소영=가장 어려운 분야가 ‘연출’이다. 국내 기악이나 성악은 굉장히 약진하지만 연출은 걸음마 단계다. 또 국내에 오페라 의상을 잘 만드는 의상업체를 찾기 힘들어 솔오페라단은 국내는 포기하고 해외 것을 가져온다. 의상, 소품, 무대 등의 영역에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을 결합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부산에 등록된 오페라단만 15개이다. 부산에서 소품을 만들어 다른 도시에 공급할 수 있다. 꿈 같은 일이지만.(웃음).

▶김원명=‘부산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데 살길이 있기 때문에 연출이 특히 중요하다. 오페라와 관련된 여러 장르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한데 대학이 기여해야 한다. 어떤 공연장에서 영상을 맡은 카메라맨이 악보를 넘기면서, 어떤 음악에서 어떤 악기로 몇 마디에 연주되는지 알고 촬영하는 것을 봤다. 대학, 사회기관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다변화 전략을 세우면 다양한 공연예술 전문 인력을 배출할 수 있다.

▶박인건=전문 공연장이 들어서는 것은 부산시가 시립예술단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시점이 오는 것이라 본다. 희망과 비전이 보인다면 누구든 반대할 이유가 없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이 2020년에 세워지는 클래식전용홀인 국제아트센터에 상주하고, 합창단과 무용단이 오페라하우스로, 국악관현악단과 극단은 문화회관에 있는 등 분산하면 공간별 발전과 더불어 부산시에서 고민하는 시립예술단 기량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부산 오페라하우스 개요

위치-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지 내 해양문화지구

사업규모- 대지 2만9542㎡, 연면적 5만1617㎡, 지하2층 지상 5층

주요시설- 대극장(1800석), 소극장(300석), 식음시설, 전시실 등

총사업비- 2500억 원



◇부산 오페라하우스 추진현황

# 2004년 9월

정부 합동 부산지역 혁신 발전 5개년 계획 토론회서 북항 해상관광중심 개발 계획 언급

# 2008년 5월

오페라하우스 건립기부약정 체결 (부산시, 롯데그룹)

# 2012년 10월

설계공모 당선작 선정 (노르웨이 스노헤타, 일신설계)

# 2012년 12월

민자 1000억 원 기부 관련 세부 협약 체결(부산시, 롯데그룹)

# 2013년 12월

BDI ‘부산 오페라하우스 기본 계획 및 타당성 분석’ 용역

# 2014년 4월

실시설계용역 계약체결, 6월 설계용역 착수보고회

# 2014년 11월

부신시장과 롯데회장 간담회 등 개최 (13회)

# 2015년 1월

기본설계완료

# 2015년 12월

실시설계 착수

# 2016년 12월

부지 무상임대 실시협약 체결(시, 해수부)

# 2017년 1월

오페라하우스추진단 신설 (8명)

# 2017년 6월

행정자치부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 통과

# 향후계획

2018년 상반기 착공, 2021년 상반기 개관 목표

자료제공 부산시 오페라하우스 추진단

진행·정리=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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