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 충언역어이(忠言逆於耳)'는 '공자가어' 육본편과 설원 정간편에 나온다.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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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한나라를 세운 유방. 국제신문 DB |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기원전 207년 10월 초회왕의 어명을 따라 진나라 수도 함양에 가장 먼저 입성한 사람이 유방이다. 진시황의 궁에 입성한 유방은 화려한 건물과 수많은 명마, 넘치는 금은보화, 천하절색의 궁녀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이때 번쾌와 소하가 하루라도 빨리 왕궁을 떠나기를 간청하였으나 유방은 듣지 않았다.
그러자 장량이 유방에게 번쾌와 소하의 간청에 따르라고 간곡히 진언하면서 '충언역이이어행 양약고구이어병'이라 했다.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는 좋은 것이며, 좋은 약은 입에는 쓰나 치병에는 이롭다'는 세 신하의 충언을 새겨들은 유방은 과감하게 성에서 나왔고 마침내 기원전 202년 해하에서 초패왕 항우를 물리치고 중국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비판을 받는 것은 싫다. 비난을 듣는 것은 더 괴롭다. 그래서 성경에도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받는 입장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비난이 아니라 비판과 지적은 자신에게 진보와 발전을 가져다주는 계기, 즉 삶의 양약이 될 수도 있다.
유중교 선생의 문집인 '성재집'에 삼가희(三可喜)라는 글이 나온다. '인고지이유과 유삼가희 오지기지유과이당개 일야'(人告之以有過 有三可喜 吾知己之有過而當改 一也) '인불위오지과소만 이야 인이오위가고이고지 삼야'(人不爲吾之過所瞞 二也 人以吾爲可告而告之 三也).
풀이하면 남이 나의 잘못을 지적해 줄 때 누리는 세 가지 기쁨이 있는데, 첫째는 내 잘못을 고치는 기쁨이요, 둘째는 상대방이 나를 속이지 않고 있다는 기쁨이며, 셋째는 상대가 나를 잘못을 고칠 만한 사람으로 인정해 준다는 기쁨이다.
자기 잘못을 지적해 주고 비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지적과 비판을 달게 받을 준비된 인격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사실 누군가의 비판을 기분 나쁘게 생각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던 영웅들로 말미암아 인류 역사에는 엄청난 진보가 있었다. 위대한 인물 곁에는 항상 바른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영웅은 주변인의 말을 분별하는 능력과 비판을 경청하고 수용하는 겸손의 성품이 있어야 한다.
바른 말을 가장 많이 하면서 남의 비판과 지적에 가장 둔감한 자들이 종교계, 교육계, 언론계, 법조계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정치가들과 사업가들이야 권력 다툼과 이해관계가 얽혀있기에 그럴 수 있다고 백번 양보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를 비판하고 가르치고 깨우치는 것이 주된 삶의 자리인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제기되는 비판과 지적에 좀 더 열린 시각과 수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타인의 지적과 비판이 일시적으로는 아픔과 분노를 주지만, 달게 받으면 인생에 가장 값진 약이 될 수 있다. 비판과 지적을 두려워하지 말자. 나에게는 아직 그것을 말해 주는 사람과 고칠 수 있는 능력과 고치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지적과 비판에 겸허한 정부가 되기를 감히 소원해본다.
가야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