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는 살아있다 상기시키고파"
"지난해 여름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 갔다가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혼자 손팻말을 든 청년을 봤는데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았어요. 그 청년한테서 슬픔, 소망, 애국심과 같은 감정을 느꼈죠. 그게 제가 잊고 있던 것들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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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은 살아있다'의 김동현 연출가(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배우들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연극 '이순신은 살아있다'의 희곡을 쓰고 연출까지 한 김동현(27) 씨는 "이 연극을 통해 제가 바랐던 대한민국, 상식이 통하고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를 상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연구집단 시나위는 '이순신은 살아있다'를 오는 30일~다음 달 9일 부산 수영구 광안동 청춘나비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젊은 연출가와 20대 배우 7명이 주축인 '젊은' 작품이다. 베테랑 배우 박상규 김혜정 가세해 극의 중심을 잡는다.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어느날 산산조각 난다. 온 국민이 충격에 빠져 진실 규명을 촉구한다. 정치권은 본질을 외면한 채 정쟁에 빠진다. 집회, 정치공세, 대통령 담화가 이어진다. 유쾌한 전개와 현실을 살짝 비튼 장치가 곳곳에 포진했다.
이 작품은 김동현 씨의 연출가 데뷔작이다. 배우들도 대부분 경력이 2년 이내로 짧다. 김 연출가는 "만만찮은 작업이었지만, 이 무대는 각별하다"고 말했다. 미술 공부를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던 그가 슬럼프를 겪다가 열여덟 나이에 연극을 처음 만난 곳이 극연구집단 시나위의 '청소년극단 울림'이었다. 그는 "그때의 강렬하고 충만한 느낌을 잊지 못해 꼭 돌아오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진짜로 부산으로 왔다. 오라는 곳도 많았고, 같이 작업하자는 선후배도 있었지만 결단했다. 2013년 부산신인창작희곡공모전에서 '모래폭풍'으로 대상을 타며 단박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연극은 '현실에서 지친 사람을 건져주는 집약된 허구'라는 대학 시절 교수님의 말을 좋아했다. 현실이 힘들지만, 이 어수선한 시국에 관객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독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070-8612-5244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