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올림픽 대표팀 와일드카드로 네이마르(24·FC 바르셀로나)가 출전한다는 소식에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질 대표팀에 승선한 가브리엘 제수스(19)는 최근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을 확정지었다. 루안(23) 역시 유럽 명문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만큼 공격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다. 아무리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지만 굳이 네이마르를 부르지 않아도 될 만큼 유능한 선수들이 많다. 우리나라를 꺾고 4강에 올라간 온두라스가 브라질에게 몇 골을 먹었는지를 보면 안다. 조별예선에서 침묵했던 네이마르는 토너먼트 두 경기에서 세 골을 몰아치며 브라질의 결승행을 견인했다. 래퍼 씨잼의 말처럼, 역시는 역시나 역시다.
네이마르의 활약 덕분에 온두라스는 한 번 누워볼 시간도 없었다.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남미에서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특히 많이 배출되는 이유는 뭘까. 은퇴한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호르헤 발다노는 "가난이라는 말은 축구 말고는 어디에도 쓸 데가 없다"고 했다. 남미에서 실력 좋은 선수들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를 잘 설명하는 말이다. 남미의 도시빈민은 산업화를 거치면서도 줄지 않았다. 가난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남미 아이들은 TV에 나오는 남미 축구 스타들의 화려한 삶을 동경했다. 축구가 그들을 가난으로부터 구제해 줄 수 있는 길이 된 것이다. 남미 축구 스타들은 그렇게 탄생했다. 칠레의 산체스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소년 광부였다. 네이마르 역시 빈민가에서 유복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의 리바운드란 아무 의미없이 높이에 의지해 한 번 뛰어오르는 것이 아니다. 나의 리바운드는 내 심장과 열정의 크기로 몇 번이고 뛰어오르는 것이다. 나는 NBA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든 리바운드를 잡아내야 한다고 마음을 단련시켜왔다. 만일 공을 잡아내지 못하면 댈러스의 그 지옥 같은 거리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북한 김정일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NBA 최고의 리바운더 데니스 로드맨(Dennis Rodman)은 유년시절을 댈러스 빈민가에서 보낸 경험을 이렇게 소개했다. 절실함이 뚝뚝 묻어나는 인터뷰다.
데니스 로드맨. 리바운드에 대한 그의 절실함이 대번에 느껴지는 사진이다.
아프리카 노예였던 흑인들은 이민과 이주의 역사를 거쳐 미국 곳곳에 게토(Ghetto)를 형성했다. 게토는 이들에게 가난과 역경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벗어나고 싶은 곳이었다. 하지만 한동안 게토 속 흑인들은 합법적으로 부자가 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래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의 'Things Done Changed' 뮤직비디오를 첨부한다.
'If I wasn't in the game, I'd probably have a key knee-deep in the crack game.' 노토리어스는 그 스스로 '랩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마약을 팔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에게 마약 판매상이란 불법으로 얼룩진 뒷골목의 삶이다. 그렇게 살아서는 감옥에 감으로써만 게토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동경할 만한 삶은 두 가지로 좁혀졌다. 바로 '랩 스타'와 'NBA 스타'다. 둘 다 흑인들의 타고난 음악적 기질과 신체적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이다. 래퍼 나스(Nas)는 세 번째 정규 앨범 수록곡 'We Will Survive'에서 이렇게 말한다.
Nothing left for us but hoop dreams and hood tournaments/Thug coaches with subs sittin on the bench; either that or rap/ We want the fast way outta this trap. 우리에게 남은 것은 농구로 성공하는 꿈, 아니면 랩 뿐. 우리가 빨리 이 덫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가끔 힙합 음악의 '머니 스웨그(Money Swag)', 소위 '돈 자랑'이 듣기에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허세에는 없이 자란 흑인들의 굴곡진 삶과 비통한 역사가 함께 섞여있다. 어린 시절 집이 파산하며 컨테이너 박스에서 랩을 하며 꿈을 키워 온 래퍼 도끼(Dok2)가 내는 노래마다 차 자랑, 시계 자랑, 돈 자랑을 일삼는 이유도 비슷할 것이다.
도끼의 정규앨범 'Multillionaire' 자켓 사진. 컨테이너 박스에서부터 시작해 자수성가한 그의 삶을 담으려한 흔적이 보인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선택은 옳았다. 마약 거래상인 사브리나 밑에서 자란 래퍼 50센트(50cent)는 최근 섹스 동영상 스캔들이 퍼지자 합의금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파산 신청을 했다. 그렇다고 그에게 정말 '50센트'만 남았느냐, 아니다. 그는 2000억 대 자산가이다. 미국 포브스지는 2013년 래퍼 제이지(Jay-Z)의 재산을 5억 2000만 달러로 추산했다. 우리 돈으로 5000억 원이 넘는 돈이다. 아직 이혼하지 않은 그의 아내 비욘세의 재산까지 합치면 자산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제이지의 출생지는 브루클린의 공공주택단지 마시 프로젝트(Marcy Projects). 역시 게토 중 한 곳이다. 신동욱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