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정부 인사비서관 출신 저자
- 중용 과정 스토리텔링 형식 소개
- "철저한 시스템 인사 펼쳤지만
- 노무현에 비수 꽂은 인물 많아
- 인사정책은 운용·실천이 중요"
역대 한국 대통령 중 박정희와 함께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노무현. 그가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 지 오는 23일로 7년이 됐다. 집권 과정은 물론 집권 후에도 파격적인 통치 행위로 한국 헌정사에 큰 획을 그은 노 전 대통령이 선택한 노무현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저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인사수석실 균형인사 선임행정관과 인사제도비서관을 역임한 최광웅 데이터연구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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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청와대에서 반기문 당시 외교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며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이 책에는 반기문 김원기 이강철 유인태 강금실 김두관 홍석현 정홍원 김만복 등 다양한 인물들의 중용 과정을 가감없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가장 관심 있는 인물은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저자는 반 총장의 운명을 '운칠기삼(運七技三·운이 7할이고 기가 3할이라는 뜻)'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흘린 땀방울 못지 않게 고비마다 절묘하게 행운이 뒤따랐다는 것이다.
반 총장의 첫 번째 행운은 참여정부 첫 외교보좌관으로 임명되는 과정이었다. 당시 그는 외교관으로서 '한물 간' 처지였지만 당시 실세였던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의 처남이었던 김수동 외교부 아·중동국장의 추천으로 첫 번째 행운을 꿰찼다. 두 번째로는 2004년 이라크 파병 문제 등으로 당시 이종석 사무차장이 이끄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와 외교부가 충돌했을 때 외교부 북미3과장이 노 전 대통령을 '반미적'이라고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윤영관 장관이 경질돼 외교장관으로 영전할 수 있었다. 이어 2005년 '옛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인해 당시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준비 중이던 홍석현 주미대사가 낙마하면서 반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에 출마할 수 있었던 게 세번째 행운이었다.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선 '특정지역 편중인사의 결말'이라고 평가했다. 집권은 했지만 영남 인물이 부족했던 노 전 대통령이 영남을 챙기면서 의외의 인물인 김 전 원장을 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원장은 임기 중 청와대 실세 비서관들을 내곡동 관사로 초청해 연회를 열고, 2007년 대선 하루 전에는 북한을 방문해 김양건 당시 통일전선부장에게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귀띔하는 등 '자기 정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청탁을 하다 걸리면 패가망신을 하도록 하겠다."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12월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 당직자 연수모임에서 한 폭탄발언이다. 그는 이만큼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의 인사 정책은 철저히 시스템에 의해 결정돼 이전 정부의 '낙점' 방식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하지만 노무현에게 중용된 이들도 훗날 노 대통령의 등에 비수를 꽂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인사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운용과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