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장치·영상 창의적 시도
- 객석 대부분 절반도 못채워
'연극의 감동을, 시민의 가슴에!'를 모토로 펼쳐진 제34회 부산연극제가 17일 막을 내렸다. 부산 연극의 미래를 보여준 젊은 연출가의 약진이 성과로 평가됐지만 '시민 축제'로서의 흥행에는 실패해 구호를 무색하게 했다.
■젊은 연출의 힘, 정체성 모색 과제
부산연극협회는 17일 오후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폐막식을 가졌다. 올해 경연 'IN' 부문은 젊은 연출가의 도약이 눈에 띄었다.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연출가가 작품을 맡았다. '당금'(극단 이야기)의 박현형(46) 연출이 맏형이고 '표풍'(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최은영(45), '늙은 연가'(이그라) 최성우(44), '모의'(세진) 김세진(42), '구멍 속 구멍'(누리에) 강성우(41), '급제록'(배우창고) 주혜자(40) 연출 등 7명이 40대였다. '섬섬옥수'(한새벌) 하승호(39) '달빛소나타'(더블스테이지) 김동민(34) 연출 등 30대 연출도 2명이었다.
이들은 무대 장치, 영상, 음악의 활용 등 전체적인 무대 메커니즘에서 신선한 감각을 발휘해 부산 연극을 한 발 전진하게 만든 것으로 평가됐다. 한 지역 연극인은 "젊은 연출가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신선한 무대를 연출했다"면서 "부산 연극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들이 풀어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또 다른 연극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나타났으면 좋겠는데 몇몇 작품은 그런 데 대한 치열함이 떨어졌다"고 꼬집으면서 "아직 지향점이 흐릿한 정체성의 혼란이 보인다. 앞으로 부산 연극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민 없는 부산연극제
부산 연극계 최대 축제이지만 진정한 시민의 축제가 아닌 연극인만의 축제로 그친 점은 향후 보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60% 이상 찼던 객석이 올해는 반도 채우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IN 공연을 치른 부산문화회관 중극장(767석)의 객석 점유율은 약 30%, 부산시민회관 소극장(407석)은 50% 이하, 비경연 OFF 공연을 한 부산문화회관 소극장(212석)은 40%대에 그쳤다. 일반 관객보다는 동료 연극인 및 동원된 학생이 대부분인 점도 아쉬움을 샀다. 연극계 인사는 "시민이 다 같이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가 돼야 했는데, 시민 속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부산연극협회 손병태 회장은 "분장체험 등 시민과 함께 하는 부대 행사를 마련했지만, 실질적으로 관객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끌고 오기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면서 "내년부터는 연극의 정통성을 간직하면서도 관객에게 다가갈 수 연극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