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방식 놓고 고뇌
- 음향·조명 등 실수 지적도
"연극은 대사와 행동이 중심이다. 둘이 유기체처럼 결집돼 나올 때 감동이 증폭된다. 대사가 무너지면 행동도 무너지게 돼 있다. 배우의 대사부터 무너진 연극이었다." 섬섬옥수를 보고 나온 한 연극인의 지적이다. 여러 관객이 배우의 연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음향과 조명 실수가 이어져 극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관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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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상연한 '섬섬옥수' 공연 장면. 극단 한새벌 제공 |
섬섬옥수는 1980년대 운동권 동기들이 행려병자로 사망한 장민주(이준헌)의 장례식장에 모여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국회의원 후보자가 된 권세영(곽상국)과 조강지처를 버리고 재벌 딸과 재혼한 황금식(여수진), 과거 권세영을 짝사랑했던 민정혜(경재희) 등이 등장한다. 과거 회상 장면에 등장하는 장민주의 여자친구 하옥수(윤소라)가 관계의 중심이다.
시위영상이 무대 뒤 스크린에 나오고 세영과 금식이 각각 웃옷을 벗어 무대 바닥에 내려놓으면 시간은 과거로 돌아간다. 옥수는 육체적 관계를 원하는 권세영과 황금식에게 각각 몸을 허락한다. 옥수는 극 중간중간 세영과 금식을 가리켜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이라며 "내 사랑으로 그들이 위로받고 하루하루 새로워지는 게 얼마나 좋아"라고 자신의 행동을 설명한다. 민주는 그런 사실을 알고 옥수를 떠나려 한다. 옥수는 "몸을 주었지만 영혼을 준 건 아니다"며 민주를 붙잡는다. 그러나 민주는 "우리 사랑과 인간에 대한 믿음까지 짓밟은" 그들을 용서할 수 없고 옥수의 사랑법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한다. 극의 마지막에 이르면 민주와 옥수는 영혼으로 재회하고, 세영과 금식은 옥수를 탐하고 민주에게 죄를 덮어씌운 잘못을 뉘우친다. "우린 그때 괴물이나 다름없었어. 흰 눈 맞으며 다시 태어나고 싶구나"라며.
서로 다른 사랑 방식을 놓고 고뇌하는 주인공들. 관객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 중년 여성 관객은 "과거에 내가 했던 고민이 생각나 흥미롭게 봤다"고 했다. 젊은 관객은 "현실적으로 지금 이 시대에 전혀 와닿지 않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객 역시 "내용이 난해했다"고 아쉬워했다.
★★★☆(3.6점)
-최고점 ★★★★★
"과거에 했던 고민이 생각났어요"
-최저점 ★
"배우들의 연기가 아쉬워요"
※별점 산출 방식=제34회 부산연극제 경연 IN 부문 참가작 9편의 관객 평가를 싣습니다. 각 공연을 보고 나온 관객 15명이 매긴 점수의 평균을 산출했습니다.(1~5점×평가인 수÷15)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