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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공연한 '모의'. 극단 세진 제공 |
- 모니터·대형 스크린에
- 극 중간마다 영상 삽입
- 배우 등장·소개 인상적
"연기. 연기. 연기." 남녀노소를 불문했다. 만족한 표정의 관객은 배우의 연기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극 자체도 "재미있었다"는 감상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돋보이는 연기 이면의 문제를 지적한 전문가 관객도 있었다.
모의는 주식 시장 몰락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모영훈 사장의 은닉 재산을 노리는 세 무리의 모의가 얽혀 일어나는 우여곡절을 그렸다. 첫째 무리는 모 사장 아내와 김 실장, 둘째 모 사장과 내연 관계이자 채권자인 장 여사, 셋째 돈을 받고 납치 임무를 맡게 된 골드 일행이다.
새로운 무대 연출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 연극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방식이었다. 도입부부터 영화의 관습을 차용했다. 암전. 무대 뒤켠에 설치된 무채색 화면의 모니터 6대. 그 뒤에 펼쳐진 대형 스크린에 바다, 대도시 빌딩 숲을 빠르게 훑는 영상이 펼쳐진다. 연극보다 영화에 익숙한 관객의 마음을 쉽게 여는 장치다. 극 중간중간 영화 편집처럼 도심을 스케치하는 영상이 삽입됐다.
배우의 등장도 인상적이다. 불 꺼진 객석에 잠자리 모양의 헤드라이트를 단 배우가 녹색 수화기로 통화하며 등장한다. "우선 저의 정체가 드러나선 안됩니다…." 골드 일행인데, 다른 단서를 주지 않고 그대로 사라져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어 다른 배우들이 소개되는 방식도 흥미롭다. 조명을 통해 무대를 분할했다. 빛이 들어온 무대 오른쪽에는 여러 모니터가 설치된 책상에서 모 사장(오영섭)이 바쁘게 통화 중이다. 빛이 들지 않는 왼쪽은 소파가 있는 방에서 몸을 섞고 있는 남녀의 실루엣만 보인다. 둘은 모 사장의 아내(장민)와 부하 직원 김 실장(양기원)이다. 영화의 교차편집이 연극적으로 구현된 셈이다.
상황이 거의 배우의 대사를 통해 전개되면서 배우의 연기에 관심이 모아졌다. 대사나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개성이 잘 표현될 때는 성공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극의 분위기가 처질 수밖에 없었다. "대사를 버벅거리는 대목이 아쉬웠다"는 관객이 적지 않았다.
모의는 무대 활용 면에서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사무실과 방을 꾸며 무대 뒤 편에 배치하고 무대 중앙과 앞쪽은 완전히 비워뒀다. 세그웨이를 타거나 두 배우가 춤을 추듯 몸싸움하는 장면에서 여백을 십분 활용했다. 극 대부분이 무대 뒤쪽에서 진행되면서 관객과의 거리가 멀어진 점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부경대 김남석 교수는 "연극은 영화와 달리 배우의 표정과 동선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무대를 입체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운동장 놔두고 골방에 들어가서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4.67점)
-최고점 ★★★★★
"연기가 너무 좋았어요"
-최저점 ★★★★
"대사를 버벅거려서…"
※별점 산출 방식=제34회 부산연극제 경연 IN 부문 참가작 9편의 관객 평가를 싣습니다. 각 공연을 보고 나온 관객 15명이 매긴 점수의 평균을 산출했습니다.(1~5점×평가인 수÷15)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