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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매입하는 중구 대청동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전경. 오른쪽으로 3층 건물인 부산근대역사관이 보이고 왼쪽은 용두산공원이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市, 근현대사적 의미 등 내세워
- 복합역사공간 구상 중이지만
- 예술인들 극장·공연장 등 원해
- 리모델링·운영비 막대한 예산
- 문화재라 개·보수도 까다로워
부산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 중 하나인 중구 대청동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부산시가 매입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활용방안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시는 "최근 한국은행과 옛 부산본부 건물을 매매 계약하기로 합의하고 계약 준비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한국은행과 계약서 조율이 끝나면 올해 안에 매매 계약을 체결한다. 시는 한국은행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매입 가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최초 공매에 나왔던 가격에서 대폭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지시로 시작한 매입 계획이 4년 만에 현실화되면서 활용방안을 놓고 시와 박물관, 문화예술계가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에 벌써 들어간 분위기다.
1963년 지어진 부산본부는 3028㎡의 토지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건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인 이천승, 홍순호의 작품으로 부산의 대표적인 근대건축 양식 건물로 인정받아 2013년 부산시 문화재 자료 제70호로 지정됐다. 특히 부산본부가 자리 잡은 곳은 일제가 수탈을 위해 만든 옛 조선은행 터이며 바로 곁은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과 미문화원의 역사를 간직한 부산근대역사관이다. 또 부산본부가 있는 중구 대청로 일대는 용두산공원, 백산기념관, 임시수도기념관, 40계단 등 근현대 역사 자원뿐만 아니라 국제시장, 부평시장, 영도대교, 보수동 책방골목 등 관광 자원이 몰린 근현대 보물창고다. 이뿐만 아니다. 현대 부산 문화예술의 고향이 부산본부 인근이며 현재는 지척에 있는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에서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시와 박물관, 문화예술계가 다른 시각으로 부산본부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우선 시와 박물관은 원칙적으로 복합역사공간을 구상하고 있다. 애초 부산본부 매입 계획을 세웠을 때부터 원도심 생활사 전시 공간을 염두에 뒀다. 시는 지난해 부산발전연구원을 통해 활용방안에 관한 용역까지 실시했다. 시는 이를 통해 부산본부 자리에 있었던 초량 왜관을 재현하고 일제강점기 부산 전시, 근대 부산의 경제사와 생활사 전시, 근현대 아카이브 센터 등으로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시의 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시는 내년에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종 활용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문화예술계는 2013년 연극계 원로와 중진들이 모여 '문화행동'을 결성해 부산본부의 활용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했다. 실제 이들은 부산시가 추진한 '원도심 국가임시수도상징거리 조성사업' 설계 용역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문화행동 주장의 핵심은 부산본부 건물을 문화예술 중심지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부산본부 건물에 선도적인 극장과 예술센터를 조성하면 서울의 대학로처럼 자연스럽게 부산의 소극장이 모여 대청로 일대가 문화예술 거리로 변신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인근 또따또가뿐만 아니라 북항 재개발과도 연계하면 문화예술 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하지만 부산시나 문화예술계의 활용방안에는 여러 걸림돌이 있다. 막대한 예산과 함께 건물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건물 매입과 리모델링에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가능성이 크고 운영 비용으로도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간다. 시가 어떻게 예산을 조달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문화재로 지정돼 건물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려고 해도 사전에 현상 변경 심의를 받아야 하는 등 행정 절차와 내용이 까다로워 공연장으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종 활용방안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