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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사가 기록한 바다, 소년들이 꿈꾸는 바다

부산서 해양문학서 두 권 발간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4-12-08 19:17:50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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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양어장 가는 길'의 저자 최희철 시인이 1990년 원양어선 갑판 위에서 포즈를 취했다. 최희철 제공
- 최희철 시인 '북양어장 가는 길'
- 직접 체험한 현장 모습 담겨
- 해사고 동아리, 풋풋한 글 묶어

1961년생 해양문학가 최희철 시인은 이달 초 드물게 보는 형식의 해양문학서 '북양어장 가는 길'(해피북미디어)을 펴낸 뒤 이렇게 말했다.

"현장에서 바다처럼 살았던 선원들, 어획 대상이었던 물고기들, 생명 없는 기계라고 생각했던 트롤어선과 어구들, 출렁이던 바다의 흔적으로서 바람, 어둠, 파도, 눈보라, 안개 그리고 대양의 상처 같았던 섬들 모두 역동적인 주인공들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록으로 남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 '역사 없는 것들'이 되고 말았다. 나는 그것을 기록하고 싶었다."

'북양어장 가는 길'(왼쪽), '바다를 바라보다'
거의 같은 시기에 부산의 '고딩'들이 해양문학서 한 권을 내놓았다. 국립부산해사고에서 '해양문학교실'이라는 문학동아리에서 활동하는 1, 2학년생 19명이 필자로 참여한 '바다를 바라보다'(산지니)이다. 한국해양문학가협회장을 지낸 해사고 심호섭 교사가 지도했다. 이 책의 필진은 앞으로 해기사가 되어 세상의 바다를 누빌 청소년이다.

"배를 어느 정도 타본 사람이라면 모두 하나같이 항해 중 그 무엇인가를 기다려본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바로 Landfall(육지초인) 즉, 육지를 발견하는 일, 그러고 나서 상륙하는 것이다. 이때의 희열감과 성취감이야말로…나의 경험을 들어보자면 목포에 입항했을 때…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목포를 한눈에 바라본 경험은 절대 지워지지 않을 추억이 될 것이다."

'바다를 바라보다'에 '항해의 묘미-기항지 여행'을 쓴 해사고 2학년 이지훈 군은 "이를 통해 내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았고,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있는 나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국립부산해사고 해양문학교실 소속 학생들이 심호섭 교사의 지도 아래 문학 토론을 하는 장면. 심호섭 제공
항해사 출신 최희철 시인의 '북양어장 가는 길'은 부제가 '미시적 사건으로서의 1986~1990년 북태평양어장'이다. 2013년 부산일보 해양문학상 수상작을 다듬어 펴낸 책이다. 직접 겪은 험하고 거친 북양어장의 일을 세밀하게 되살리고 기록문학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출항, 피항, 혹한 노동, 선원들의 놀이, 그물 사고에 이르기까지 깨알같이 박진감 넘치게 그린 소중한 자료다.

최 시인은 "원양어업은 거대한 자본이 기획해 노동을 투입하는 구조적인 측면이 중요한데, 그간 우리 해양문학은 현장을 그리되 이런 문제는 잘 다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을 포함해 나 자신과 바다를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바다를 바라보다'에 실린 글은 해기사의 꿈을 키우는 청소년이 쓴 글답게 풋풋하고 순수하며 힘이 넘친다. 해양문학교실의 동아리를 오래 지도한 심호섭 교사는 "나는 이 책을 거창하게 해양문학 작품집이라고 부른다. 미숙한 청소년의 작품집이지만, 글의 중심에 바다 고유의 미학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장년의 해양문학가가 이미 겪은 바다로 책을 쓰자 미래에 바다를 누빌 청소년이 해양문학 작품집으로 화답하는, 부산 문단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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