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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재동의 아동문학 세상 <27> 쥘 베른의 공상과학이야기 '해저 2만리'

19세기 후반 과학적 상상력에 대한 갈증을 채워 준 소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10-11 19:24:1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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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사의 영화 '해저2만리(1954년)' 포스터. 오른쪽 사진은 쥘 베른.
'SF'는 'Science Fiction'의 약자로 '과학적 허구'라는 뜻이다. 룩셈부르크 태생의 미국인 휴고 건스백이 1926년 처음으로 그의 과학 잡지에서 'SF'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그 후 수많은 SF 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소설은 곧바로 영화로 만들어졌다. 쥘 베른은 프랑스의 과학소설가로 영국의 H.G. 오웰(1866~1946), 미국의 휴고 건스백(1888~1967)과 함께 '과학소설의 아버지'로 불린다.

베른은 1828년 대서양 연안의 항구도시 낭트에서 태어났다. 그는 항구를 드나드는 크고 작은 배를 보고 성장하면서 여행에 관한 끝없는 동경에 빠졌다. 열두 살 때는 부두에서 알게 된 소년 선원으로부터 견습 선원 계약서를 입수한 후 몰래 인도로 항해하려 했으나 출항 직전 발각되어 실패하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희망대로 법률 공부를 하기 위해 파리로 가지만, 이미 그는 연극에 마음을 빼앗긴 상태였다.

베른은 법률가 대신 작가인 알렉상드로 뒤마와 사귀어 극장에 출입하고 오페레타를 만들기도 했다. 결혼하고 증권회사에 취직하지만, 1862년에는 여행가인 친구와 기구를 만들어 하늘을 나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어린이 같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구를 타고 5주간'이라는 글을 써서 출판사에 가져갔으나, 관심을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끈질긴 노력 덕분에 당시 프랑스 아동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던 편집인 에첼을 만났다. 무려 22번 만의 일이었다. 원고는 곧바로 에첼의 '교육 잡지'에 연재되었고 이듬해 책으로 출판되었는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당시 유럽은 과학적 발명과 발견, 지구 상의 탐험 등으로 과학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믿었던 시기였고, 이러한 시대적인 열망이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고 있었다. 이후 베른은 에첼과의 계약대로 매년 2편씩 작품을 썼는데, 1906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64편의 장편소설을 썼다. 그는 언어를 통하여 당시로써는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잠수함, 로봇, 압축공기, 로켓, 전송 사진, 비행기, 텔레비전 등의 형태를 제시했다. 그의 작품은 '여행소설'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 상상을 통해 미지의 공간이었던 극지, 암흑대륙, 해저, 지하, 우주로 마음껏 여행했다. '해저 2만리'는 1869년의 작품이다.

여러 척의 기선이 대양 한가운데에서 침몰하자 바다괴물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영국의 여객선이 파손되면서 강대국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기 시작한다. 프랑스의 해양학자인 아로낙스 박사는 그 괴물이 '외뿔고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고, 바다 괴물 토벌에 나선 미국 군함 에브라함 링컨호의 초청을 받아 조수 콩세이유, 고래 사냥꾼 네드와 함께 승선한다. 링컨호는 '외뿔고래'라고 판결 내렸던 괴물을 찾자 곧바로 공격하지만, 괴물은 끄떡도 하지 않고 도리어 공격을 했던 포탄이 되돌아와 링컨호에 부딪히고 박사 일행은 바다로 떨어진다.

괴물 위로 올라선 일행은 그것이 사실은 당시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첨단 기술로 제작된 잠수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네모 선장과 절대로 육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약속하고, 일행은 잠수함 노틸러스호에서 1년 가까이 지내면서 해저의 묘지, 아라비아 터널, 해저 화산 등 온갖 어려운 일과 신비스러운 일을 경험한다. 네모 선장은 인도 분국 지배자의 아들로 조국이 영국의 식민지가 되자 반란을 일으켜 영국군에 의해 처자식을 모두 잃고 태평양의 한 섬에서 잠수함 노털러스호를 만들어 압제자들의 배를 공격했는데, 그 잠수함이 바로 바다 괴물이었다. 드디어 군함들과의 전투로 노틸러스호는 깊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고 박사 일행은 가까스로 육지로 돌아오지만, 네모 선장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된다.

   
'노틸러스'는 라틴어로 '앵무조개'라는 뜻으로 1800년 미국의 로버트 풀턴이 최초의 잠수함을 만들고 노틸러스호라 불렀는데, 베른은 여기서 이름을 따왔다. 그 후 1886년 영국의 캠벌과 애시가 축전지를 이용해 만든 잠수함 노틸러스호가 있다. 1954년 진수된 세계 최초의 미국 핵잠수함 노틸러스호는 네 번째의 '노틸러스'인 셈이다. '해저 2만리'에서 베른은 노틸러스호를 구체적으로 묘사했는데, 네모 선장이 직접 설계, 나트륨 수은 전지를 이용하고, 최고 속도 50노트, 길이 70m, 최대지름 8m, 홀쭉한 원통형으로 되어 있다. 아미앵에 있는 쥘 베른의 묘비명 '불사의 영원한 젊음에게'처럼 호기심과 상상력은 그 자체가 젊음의 상징이다. '해저 2만리'는 원제의 야드파운드 단위인 '2만 리그(league)'를 우리의 거리 단위인 '리'로 옮긴 것이다. 실제로 2만 리그는 11만1120㎞인 반면, 2만 리는 7만8545㎞로 차이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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