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상대 신부의 복음단상 <42> 요나의 표징밖에 따로 보여줄 표징이 없다

진정한 기적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7-05 19:32:04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요나의 표징 출처-The Bible Note Book
캐나다 출신의 예수회 신부 닐 기유메트가 쓴 '나와 함께 낙원에'라는 책에 '기적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등장하는 주인공 메나헴은 항상 기적에 굶주려 있었다. 그는 어느 날부터 요한 세례자를 따라다닌다. 요한은 광야의 고행자로서 많은 사람에게 회개의 설교를 통해 세례를 베풀면서 예수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한이 설교와 세례를 베푸는 것 외에 다른 기적을 일으키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해지자, 메나헴은 그를 떠나 당시 한참 인기가 높아져 가고 있던 나자렛 출신 예수의 문하로 들어간다. 예수의 추종자가 된 메나헴의 첫 주간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꿈에서도 보지 못했던 기적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병환자가 단번에 깨끗해지고, 중풍병자가 일어나 누워있던 요를 걷어 통째로 메고 가며, 절름발이가 걷게 되고, 반벙어리가 다시 말을 하고 들으며, 수천의 군중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배가 터질 만큼 먹고, 악령 들린 사람들이 말짱해지는 그런 기적을 자기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예수에게 박수를 보냈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메나헴도 신이 나서 우쭐거리고 있었다.

이어 예수는 더 놀랄 기적을 보여주었다. 배를 삼키려는 거센 풍랑을 호통쳐서 가라앉히는가 하면, 보이지도 않는 데서 병자를 원격치유하고, 급기야 죽은 사람까지 살려내는 것이었다. 메나헴의 하루하루는 너무 행복했다. 기적들 가운데 간간이 섞여 들려오는 예수의 가르침에는 아랑곳없이 그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기적이 한편의 영화가 되어 상영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메나헴은 예수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이유는 이러했다. 하루는 예루살렘에서 율사들과 바리사이 등이 대거 몰려와 예수께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표징을 보여 자신을 증명하라고 청하는 것이었다. 그때 메나헴은 이제야 기적의 최고 절정을 보게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수는 그들의 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는 기껏 한다는 소리가 구약의 예언자 요나의 표징밖에 달리 보여줄 게 없다는 것이었다.(마태 16,4) 그래서 그는 예수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이제는 예수의 기적이 그의 눈에 시시하게 여겨졌고, 더 이상 재미가 없었다. 보따리를 싸들고 더욱더 짜릿하고 스펙터클한 기적을 찾아 떠나가는 메나헴은 친구 라훔을 만난다. 라훔은 메나헴이 왜 예수를 떠나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어떤 기적도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일세. 중요한 것은 기적이 아니라 자네의 마음일세. 자네 마음을 한번 변화시켜보게나!" 라훔은 메나헴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어떤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그를 보내고 말았다.

신약의 복음사가들은 예수가 메시아라는 사실을 단번에 보도하지 않고 복음 전체를 통하여 점진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그들은 예수를 더 이상 물리적으로 체험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목격자인 사도들의 증언을 토대로 '나자렛 출신의 예수를 랍비(선생)→위대한 선생→예언자→대예언자→메시아→그리스도'로 소개해 나간다. 복음서의 목적은 결국 예수를 메시아요 그리스도로 피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예수를 메시아로 받아들여 믿든지, 아니면 거부하여 불신하든지 그 결정은 독자에게 달려있다.

   
예수가 말하는 요나의 표징이란 죄악에 빠져있던 니느웨 사람들이 그의 설교만 듣고 모두가 회개하였다는 것이다. 즉 기적이 아니라 오직 설교만으로 삶의 태도를 바꾸고 자신들을 내적으로 변화시켰다. 외적인 기적은 결코 믿음의 도구가 될 수 없다. 진정한 기적은 바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누구도 종용할 수 없는 자신 스스로 회개와 변화 말이다. 그럴 때 우리는 전정 예수를 주님이요 메시아로 믿고 고백할 수 있으며, 이 믿음이 가져오는 엄청난 기적의 신비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몰운대 성당 주임신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최일선’ 치안센터, 부산 절반 넘게 없앤다
  2. 2[속보] 상속세 25년 만에 대수술…자녀공제 5000만→5억 원 상향
  3. 3[세법개정] 가상자산 과세 2년 또 연기…금투세는 아예 폐지
  4. 4이 곳을 보지 않은 자 '황홀'을 말하지 말라
  5. 5북항재개발 민간특혜 의혹…늘어지는 檢 수사 뒷말 무성
  6. 6다대 한진중 개발사업 매각설…시행사 “사실무근”
  7. 7세수 메우려 치안센터 50곳 매각? 일선 경찰도 반대 목소리
  8. 8반나절 앞도 못내다본 기상청…부산·경남 심야폭우 화들짝
  9. 9이재성 “온라인게임 해봤나” 변성완 “기술자 뽑는 자리냐”
  10. 10유튜버로 물오른 코믹연기 “다음엔 액션 해보고 싶어요”
  1. 1이재성 “온라인게임 해봤나” 변성완 “기술자 뽑는 자리냐”
  2. 2인사 안한 이진숙…최민희 과방위원장 “저와 싸우려 하면 안 돼” 귓속말 경고
  3. 3韓 일정 첫날 ‘尹과 회동’…당정관계 변화의 물꼬 틔우나
  4. 4대통령실 경내에도 떨어진 北오물풍선…벌써 10번째 살포
  5. 5野, 한동훈특검법 국회 상정…韓대표 의혹 겨냥 ‘파상공세’
  6. 6韓 "민주주의 위협 세력엔 더 단호히 대항…채상병특검법 막겠다"
  7. 7국힘 새 대표 한동훈 “당원·국민 변화 택했다”
  8. 8“2차 공공기관 이전 않으면 국가 지속가능성 위협”
  9. 9‘어대한’ 벽 깨지 못한 친윤계 ‘배신자 프레임’
  10. 10음주운전 3회 적발 땐 면허 박탈, 현장 도주자 처벌근거도 만든다
  1. 1[속보] 상속세 25년 만에 대수술…자녀공제 5000만→5억 원 상향
  2. 2[세법개정] 가상자산 과세 2년 또 연기…금투세는 아예 폐지
  3. 3다대 한진중 개발사업 매각설…시행사 “사실무근”
  4. 4‘에어부산 존치’ TF 첫 회의 “지역사회 한목소리 내야”
  5. 5영도 청년인구 늘리기 프로젝트
  6. 6부산상의 씽크탱크 ‘33인의 정책자문단’
  7. 7잇단 금감원 제재 리스크에…BNK “건전성 강화로 돌파”
  8. 8위메프·티몬 정산지연…소비자 피해 ‘눈덩이’
  9. 9못 믿을 금융권 자정 기능…편법대출 의심사례 등 수두룩
  10. 10[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세련된 게이밍 노트북' 오멘14 슬림 리뷰
  1. 1‘최일선’ 치안센터, 부산 절반 넘게 없앤다
  2. 2북항재개발 민간특혜 의혹…늘어지는 檢 수사 뒷말 무성
  3. 3세수 메우려 치안센터 50곳 매각? 일선 경찰도 반대 목소리
  4. 4반나절 앞도 못내다본 기상청…부산·경남 심야폭우 화들짝
  5. 5구포역 도시재생 핵심인데…새 게스트하우스 ‘개점휴업’
  6. 6대저대교·장낙대교 건설, 마침내 국가유산청 승인 났다
  7. 7김해 화포천 복원지연…람사르 등록 차질
  8. 8“부산 실버산업 키워 청년·노인 통합 일자리 창출”
  9. 9부산보건대, 경성전자고와 함께 지역청소년을 위한 바리스타 자격증 교육 진행
  10. 10부산 다문화·탈북 고교생 맞춤 대입설명회 열린다
  1. 1단체전 금메달은 물론 한국 여자 에페 첫 우승 노린다
  2. 2부산스포츠과학센터 ‘영재 육성’ 주체로
  3. 3사직 아이돌 윤동희 2시즌 연속 100안타 돌파
  4. 4부산예술대 풋살장 3개면 개장
  5. 5‘팀 코리아’ 25일부터 양궁·여자 핸드볼 경기
  6. 6남북 탁구 한 공간서 ‘메달 담금질’ 묘한 장면
  7. 7마산용마고 포항서 우승 재도전
  8. 8부산아이파크 유소녀 축구팀 창단…국내 프로구단 첫 초등·중등부 운영
  9. 9남자 단체전·혼복 2개 종목 출전…메달 꼭 따겠다
  10. 10부산항만공사 조정부 전원 메달 쾌거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19세기 말 함경도 지형·가구 수 담아 총 35면…군사 관련 정보없어 이례적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제주 소울푸드, 자리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내공과 에너지가 만났다, 클래식기타-바이올린 매혹의 하모니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학생 발길 붙잡은 ‘등굣길 음악회’…일상에 스며든 리코더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시로 깨닫는 사물 본연의 모습 外
동물과 교감하니 치유의 기적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으레 /황순희
말 /최은지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돌풍’ 설경구
‘삼식이 삼촌’ 송강호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주말 관객 잡아야 빠른 흥행? 금요일 개봉 늘어난 이유
치솟는 제작비에 쪼그라든 편수…K-드라마 생태계 위기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연극연출가 13인이 저마다 재해석한 ‘로미오와 줄리엣’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퍼펙트 데이즈’ 삶의 성실성에 깃든 영화의 존재론
음식·로맨스 뒤에 감춰뒀네, 가부장제를 겨눈 비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25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24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영화 ‘이소룡-들 (ENTER THE CLONES OF BRUCE)’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25일(음력 6월 20일)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24일(음력 6월 19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검은 고양이 새끼를 얻어 키우며 시 읊은 고려 시대 이규보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가르치고 있는 ‘소학(小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