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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문화 실크로드 시간여행 <15> 에필로그-좌담

"평화·교류 통신사 정신 되살리면 한일갈등 해소 큰 역할 할 것"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3-05-06 20:17:0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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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부산 동구 조선통신사 역사관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박화진 교수, 오오쯔까 쯔요시 수석영사, 남송우 대표, 김동철 교수(왼쪽부터)가 조선통신사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성효 기자
▶일시: 5월 2일

▶장소: 부산 동구 조선통신사 역사관 회의실

▶참석자(가나다 순)

▷김동철 부산대 교수 ▷남송우 부산문화재단 대표 ▷박화진 부경대 교수 ▷오오쯔까 쯔요시 재부산일본총영사관 수석영사

▶사회: 강춘진 국제신문 문화부장


# 김동철 교수

- 통신사 더 많은 연구, 국가사·민족주의 초월…새로운 역사인식 필요

# 박화진 교수 

- 유산 비대칭은 관점 차이, 한국 기록물은 많이 있어 유네스코 등재 문제없어

# 남송우 대표

- 21세기형 신조선통신사, 문화사업 정착시켜 가면 양국교류 한차원 더 도약

# 오오쯔까 쯔요시 수석영사

- 통신사 가치 널리 확산땐 단순한 관광 촉진 넘어 경제·문화공동체도 가능

조선통신사 1차 기획 연재가 끝났다. 첫 번째 '한일 문화 실크로드 시간 여행'이 종착역에 다다른 것이다. 조선 후기 조선과 일본 사이에 이뤄졌던 엄청난 규모의 문화 교류는 아직 일부분만 후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조선통신사를 찾는 여행은 계속돼야 한다. '끝은 시작이다'. 또 다른 여행을 떠나기 직전 잠깐 자리를 마련해 여행 소감을 물었다. 한국과 일본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문화 교류와 평화의 상징으로서 통신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현재 얽히고설킨 한일 관계를 회복하는 데 통신사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그런 면에서 조선통신사를 한일 공동으로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시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사회)조선통신사는 문화교류와 평화의 상징이다. 조선통신사가 현재 과거사와 영토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나.

   
오오쯔까 쯔요시 수석영사
▶오오쯔카=조선통신사가 파견되었던 시대는 평화와 선린우호의 시대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한일 관계가 좋았다. 그 시대를 뒷받침한 것은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며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바로 조선통신사의 정신이다. 한일 양국의 인접지역이 함께 손을 잡고 추진하는 조선통신사에 관한 진지한 노력이 앞으로의 양국 관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박화진=한일 양국에는 갈등과 전쟁 시기도 있었지만, 문화교류와 대화를 통해 평화를 구축했던 역사도 존재한다. 그 평화의 시대를 조선 후기와 일본 에도막부의 260여 년간, 조선통신사 교류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조선통신사 문화교류 사업을 통한 한일 양국 시민 간의 평화 교류는 정치적 갈등 해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남송우 대표
▶남송우=한일 간 갈등의 근원적인 해결은 민간인 차원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을 심화확대해 나가는 일이다. 옛 조선통신사의 정신을 현재화해 21세기형 신조선통신사 문화사업을 정착시켜 나간다면 한일간의 교류는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고 본다.

▶김동철=결론부터 말하면 한일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물론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통신사가 문화교류와 평화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독도 문제나 식민지 지배에 관한 문제가 나오면 양국은 날카롭게 대립할 수밖에 없다. 이런 대립과 갈등은 역사를 너무 국가사 차원에서 인식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면서 국가사, 민족주의를 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역사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통신사 인식도 국가사를 넘어서야 한다.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유산으로 한일 공동 등재하기 위해 부산문화재단과 일본의 연지연락협의회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등재된다면 조선통신사 위상 변화와 파급 효과는.

▶남송우=유네스코 유산 등재라는 것이 세계가 공적으로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등재가 이루어진다면, 그 위상은 상당한 것이다. 특히 한일 간의 공동등재라는 점이 21세기 인류공존의 가치개념을 구체화해가는 작업의 하나로 평가될 수 있기에 더욱 그 의미는 크다고 본다. 아직도 국가 간의 갈등구조가 끊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유산은 평화공존의 좋은 사례로 파급될 수 있을 것이다.

   
김동철 교수
▶김동철=유네스코 유산은 대개 한 국가에 소속된 일이 많다. 통신사는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등재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만약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된다면 그것이 통신사의 위상 변화에 미치는 변화와 파급 효과는 엄청나고,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박화진=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물은 17~19세기 조선왕조와 일본 에도막부의 정치·외교·문화 교류관계를 아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세계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다.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되면 앞으로 한일 양국 시민 차원에서 풀뿌리 문화교류가 더 활발하게 이뤄져 문화관광 분야는 물론 청소년 교류 등에 활발한 기획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

▶오오쯔카=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하나의 큰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한일 양국의 지역 간 연계와 협력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과 일본 연고도시가 시작한 활기 넘치는 운동을 통해 조선통신사가 재평가되고 그 가치가 널리 알려지면,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이 지역의 단순한 관광촉진을 넘어 국경을 초월한 경제적·문화적 공동체 육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유산 등재와 관련해 유산의 비대칭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박화진 교수
▶박화진=유네스코 유산 등재 유형은 첫째 세계기록유산(역사기록물, 과정기록물 등), 둘째 인류무형문화유산(구전, 제례, 몸짓, 축제 등), 셋째 세계유산(자연, 문화, 복합)과 같이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유네스코 유산 한일 공동 등재 추진은 대상을 세계유산으로 한다면 한국 측 관련 유산이 상당히 취약하지만, 세계기록유산은 관련 기록물이 많이 남아 있다. 따라서 세계기록유산으로 한일 수교 50주년인 2015년에 유네스코 유산 한일 공동등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이어 2단계로 조선통신사 축제 및 행렬 등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계획 아래 부산문화재단과 일본 16개 지방자치제가 공동으로 연계하여 준비하고 있으므로 유산의 비대칭 운운이라는 말은 관점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김동철=유산의 비대칭성은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사실 자체로 인정해야 한다. 통신사는 일본에서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현재 일본에 많이 남아 있는 것은 당연하다. 비대칭성은 '세계유산(문화유산)'이나 '인류무형문화유산' 분야가 심하다. 그나마 '세계기록유산'이 어느 정도 대칭성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비대칭성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목표를 먼저 정하고 이를 위한 전략과 로드맵에 관해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송우=공동등재는 모든 것이 1대 1로 완벽한 대응을 이룰 수는 없다. 공동등재라는 것 자체가 서로 보완해 온전한 하나를 이룬다는 가치가 전제되는 것이다. 비대칭되는 요소가 있다고 함께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비대칭적인 요소가 있음에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21세기형 신조선통신사가 지향해야 할 정신이라고 본다.

▶오오쯔까=한국과 일본에 있는 유적의 양적인 비교라면 그 자체가 장애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통신사가 지니는 보편적 가치다. 열린 사회, 상대의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조선통신사의 정신이 가장 뚜렷하게 숨 쉬고 있는 곳이 부산이다. 또한 '공존의 해양루트'를 생각할 때 조선통신사의 출항지인 부산은 빼놓을 수 없다.

-개별적으로 질문하겠다. 최근 국내에서 조선통신사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광범위하게 이뤄진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통신사가 유네스코에 등재되면 상황은 나아지겠는가.

▶박화진=한일 양국 전문연구자와 시민의 인식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며, 또 활용 방안도 다양해질 것으로 본다. 한때 전쟁을 겪었던 양국의 평화적 문화유산은 세계사적으로도 아주 희귀한 작업이므로 국제적 평가와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관련 고문서와 기록물의 번역·출판 보급을 통해 전근대 일본의 지식인들에게 끼쳤던 조선의 문화적 영향과 교류에 관한 연구는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연구도 광범위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기대한다.

▶김동철=그보다 먼저 역의 전제가 있어야 한다. '등재되면'이 아니라 '등재되려면'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두 나라가 공동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각각이 가지는 장단점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측의 대응은 당위성만 강조하고 그를 위한 전략과 전술이 허술하다고 본다. 이를 계기로 통신사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등재 등에 관해 민간단체가 적극적이고 정부가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분위기는 어떤가.

▶오오쯔까=한국에서는 부산문화재단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듯이, 일본에서는 연고도시가 각종 행사와 심포지엄 개최를 통해 조선통신사의 의미와 가치를 시민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이처럼 국경을 초월한 인접지역이 공동으로 이 운동을 추진하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지역이 인접지역과 연계해 공존·공영의 아이템을 만들고 국가를 움직인다. 미력하나마 이런 연계의 움직임을 일본 사람에게 적극 알릴 생각이다.

공동기획: 부산문화재단, 조선통신사학회, 국제신문

협찬: YK Steel(주)

후원: 누네빛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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