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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든버러 축제 모습. ⓒ Edinburgh Festival Fringe Society 제공 |
지금까지 런던을 중심으로 짧게나마 공연 문화를 조명해 보았다. 이제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언론에서 '에든버러 축제'라고 표현하면 프린지를 뜻하는 말과 동격이다. 세계 많은 나라의 도시에서 축제가 마치 돈벌이인 양 프린지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모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은 '행사 또는 이벤트'로 끝난다. 에든버러 축제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보다 더 많은 예술가와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관광객 그리고 도시민 모두가 참여해 진정한 의미의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연극, 오페라, 음악, 전시, 마임, 판토, 뮤지컬, 춤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고 여름 축제 기간에 40만 도시 인구의 두 배가 공연 관람을 위해 방문하며 우리에게도 친근한 영국 배우 미스터 빈(앳킨슨), 휴 그랜트, 엠마 톰슨, 쥬드 로 등이 이곳 출신이다. 자신의 의지로 공연을 만들고 이 시기에 극장만 확보할 수 있다면 누구나 축제에 참가할 수 있다. 오픈 액세스 정책이 흔히 공연의 수준 낮음을 우려하지만 각 나라의 국립 공연 단체의 참여 또한 흔한 일이라 질 높은 공연을 보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도 부산의 젊은 공연 예술가들이 에든버러 축제의 시장 역할에 주목하며 참가 의지를 보이고 있어 몇 가지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공연장을 어떻게 찾고 예약해야 하는지, 홍보는 스스로 할 것인지, 표는 어떻게 판매해야 하는지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아무나 갈 수 있지만, 프린지의 경험은 전혀 값싸지 않기 때문이다. 2000여 개의 다양한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연 축제에 공연장이나 집주인들이 가만있을 리 없다. 이 시기에는 연간 계약한 유학생들조차 집주인들의 횡포(?)로 잠시 방을 비워줘야 한다. 공연장을 예약할 땐 극장주들의 로드쇼(프린지 축제에 참여하고 싶은 공연 팀들을 위해 프린지 측에서 직접 국내외 지역을 방문해 사전 할인 예약을 받아두는 행사)를 통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며, 홍보를 위해 프린지 사무국에서 배포하는 프로그램 발행 일자에 맞게 신청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많은 극장이 하루에도 10개 이상의 슬롯을 시간별로 확보해 공연팀들에 임대하는데, 오후 6시 이후부터 대관료가 치솟아 정말 자신 있는 공연이 아니라면 임대를 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본인들의 공연을 오전 또는 점심시간 전후에 올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자칫 각 팀의 경제적 사정으로 이 시간대에 극장 대관이 된다면 막강한 아동극과의 전쟁을 각오하고 평균 관객 8명, 댓글 없는 평점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을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매일 아침 거리 곳곳에 붙여지는 별 값으로 쏟아지는 공연평(리뷰)들이고 보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형편없는 공연이라는 평론가의 리뷰가 아니라 단 한 줄의 평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프린지에 참가했으나 관객들에겐 '없는 공연'이라는 뜻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로얄마일(에든버러 성으로 오르는 길이며, 각종 호텔과 상점, 거리 예술을 볼 수 있고 에든버러 축제 및 국제 축제의 사무국 또한 이곳에 위치)을 오르다 보면 10분도 되지 않아 수많은 공연 홍보물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의 디자인이고, 혹시 비(또는 빛)라도 가릴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라면 바로 휴지통으로 버려질 것이다. 배우뿐 아니라 기획자, 연출진 모두가 공연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다 같이 고민하고 공연의 총체적인 면을 세계인의 눈높이에서 공부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준영 ILOVESTAGE 대표 junyoung.kim@ilovesta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