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1, 17대 0. 핸드볼 경기 스코어가 아니다. '20대 1'은 지난해까지 배출된 일본과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 수를 대비한 것이고, '17대 0'은 그 가운데 기초과학 분야 수상자 수의 대비다. 축구 한일전에 열광하는 우리 국민들이지만 두 나라 간 노벨상 수상자 수, 세계 대학 평가 순위, 연간 국제특허 등록 건수 등의 경쟁에는 둔감하거나 애써 외면한다.
이런 현실은 비단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그들의 억지 때문만은 아니다. 두 나라 간에 패인 선명한 역사의 수레바퀴 자국이 낳은 그 불편함이 이런 '불편한 진실'에 눈 감고 싶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정식 발족한 부산관광공사의 컨벤션뷰로 팀장을 맡은 하만철이 펴낸 '가깝지만 먼 일본 바로보기'는 이런 '불편한 진실'에 관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눈으로 파헤친 지침서다.
한국인들은 영어를 잘 못하는 일본인들을 은근히 무시한다. 하지만 저자는 기초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중 영어에 능통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영어 교육에만 올인하고 기초과학은 등한시하는 우리 교육현실, 영어를 못 하는 일본인을 무시하는 기조 등에 일침을 가한다. 그렇다고 책 내용이 너무 무거울까. 그러나 걱정하지 말자.
속마음(혼네)과 겉표현(다테마에)을 구별하는 방법, 한국보다 더 섬세하고 발달된 젓가락 문화에 얽힌 이야기, 수많는 자연 경관과 관광지에 대한 깨알같은 안내 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넘쳐나니까.
2008년부터 3년간 일본 무역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부산시 공무원홈페이지에 연재해 2012년 최우수 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한 저자의 녹록치 않은 글 맛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