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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산 종법사 신년휘호 |
새 희망 속에 2013년 계사년 새해를 열었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에 새해라는 개념을 세워주고 새 출발의 기회와 용기를 주신 인류의 지혜에 감사드린다. 올해 출발은 유난히 추위가 심하고 감기가 유행하여 좀 움츠러드는 시작이었다. 그 사이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 벌써 1월이 다 가고 있다. 하지만 음력으로는 아직 여유가 있고, 계사년의 출발을 2월 4일 입춘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니 다시 한 번 그 동안의 계획과 실천을 점검하고 새 계획을 세워 또 다시 시작을 해봐야겠다.
문득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곡도 좋고 가사도 좋아 젊은 시절 많은 위로를 받은 노래였다.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 가야해. 사랑은 미완성 부르다 멎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불러야 해. (중략) 친구야 친구야 우리 모두 나그넨걸, 그리운 가슴끼리 모닥불을 지피고 살자. 인생은 미완성 새기다 마는 조각, 그래도 우리는 곱게 새겨야 해." 거듭 음미하면서 새롭게 시작해보려 한다. 또한 작심삼일의 마법을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의 묘법으로 풀어가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부족한 실천에 스스로를 위로하고 스스로를 도우며 올 한해를 잘 가꿔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불교에서는 매년 1월 1일을 신정절(新正節)이라는 경축일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올해도 원불교 최고 지도자이신 경산 종법사께서는 전 교도와 전 국민과 전 인류와 전 생령을 축복하고 '인정미 넘치는 세상을'이라는 신년 법문을 설하셨다. 법문 말씀에서 '세상에 인정이 메마르고, 계층 간의 골이 깊어졌으며, 지구촌 환경은 심각하게 훼손되어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히시고 이러한 과제를 풀어가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덕성을 기르고, 인정을 넓히며, 서로 합력하자'고 하셨다.
우리 교당이 위치한 동구 좌천1동에는 '애향회'가 있다. 운영위원회가 별도로 조직되어 격월로 열린다. 1월 모임은 신년회를 겸해서 이뤄졌다. 이날 모임에서 '소화제'라는 건배사가 소개되었다.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라는 뜻으로, 부산시 간부 공무원들이 올해 제일로 뽑은 건배사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이웃과의 소통과 화합을 뜻하는 말이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소통과 화합이 아닐까 싶다.
자신과의 소통과 화합이 덕성을 기르는 일이라면, 이웃과의 소통과 화합은 인정을 넓히는 길일 것이다. 경산 종법사의 '인정을 넓히자'는 말씀에는 소외된 이웃에게 인정을 베풀자는 뜻도 있지만 '원수를 사랑하라'는 더 큰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끼리끼리만의 소통과 화합은 그외 사람들과 더 큰 불통과 불화가 될 수 있다. 물론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모든 성현들의 공통된 가르침이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과의 소통과 화합을 잘하고 자연과의 소통과 화합을 잘하면 자연스럽게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올 한해 우리 모두가 자신과의 소통과 화합을 잘하고 자연과의 소통과 화합을 잘하여 마침내 원수까지도 소통하고 화합하는 놀라운 은혜가 여기저기서 이뤄지기를 소망해본다.
원불교 부산진교당 주임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