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주인공 김기덕(사진) 감독이 시상식에서 입은 갈옷 패션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꽁지머리, 발뒤꿈치가 드러나게 접어 신은 낡은 신발과 함께 전통 한복을 개량한 듯한 검은색 옷을 입은 김 감독은 턱시도 차림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까지 해외 영화제 시상식에서 청바지에 점퍼, 야구모자 차림이었던 그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받을 때부터 공식 석상에서 계속 비슷한 스타일의 패션을 보여줬다.
김 감독이 시상식에서 선보인 의상은 천연 옷감에 감물을 들여 만든 갈옷이다. 이 옷은 서울 인사동의 옷가게 '니히(NIHEE)'에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상식을 앞둔 2주 전께 그는 이 옷가게에 들러 재킷 형태의 검은색 상의와 역시 어두운 색의 하의를 사갔다. '니히(NIHEE)'의 사장이자 디자이너인 김모 씨는 "베니스영화제에 간다고 하시면서 아래위 옷을 골라가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원래 여성용으로 만든 옷이라 단추가 반대로 달려있고 소매 길이와 바지 길이도 짧은 편인데 품이 커서 남자들이 입기도 한다"며 "보통 남자들은 단추가 반대로 달려 있으면 안 입는데 예술하는 사람들은 신경 안 쓰고 입기도 한다. 그분도 바지를 입어보지도 않고 그냥 가져가셨다"고 전했다.
김 감독이 사간 옷은 윗옷이 140만 원대, 바지가 60만 원대로 모두 200만 원 정도다. 생감을 따서 즙을 낸 '감물'로 천연 면이나 마를 물들이는 제작 방식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그 정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옷가게 사장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