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속의 방'서 영화와 인연, 감각 의존 영상적 묘사 즐겨
- 도가니 시사회서 눈물 펑펑, 사회참여 작가로 인식돼 큰일
- 해리포터 같은 작품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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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공지영이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나의 소설, 나의 영화' 특별 강연에서 영화 '도가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소설가 공지영이 영화 상영 후 처음으로 부산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공지영은 '언어'라는 매체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가 또 다른 매체인 '영상'을 통해 표현된 자신의 작품을 재해석하는 한편, '도가니' 흥행을 바라보는 심경 등을 밝혔다.
10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지영의 특별 강연 '나의 소설, 나의 영화'가 열렸다. 이 행사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2011 아시안영상정책포럼(부산영상위원회 주최·10~12일)의 오픈 세션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공지영은 "저는 원래 영화를 안 좋아하는 희귀한 사람"이라는 발언으로 서두를 열었다. '도가니'를 비롯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원작 소설 3편이 영화화된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진 작가치고 다소 의외였다.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준 '봉순이 언니'의 등에 업혀 다니면서 많은 영화를 봤는데, 선명하게 기억나는 게 귀신영화로, 그 이후 잠을 잘 못 잤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작품에 출연한 인기배우 강동원, 공유가 누군지도 몰랐다는 말에 객석에서는 "말도 안돼"라는 뜻의 짧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랬던 그가 영화와 인연을 맺은 것은 소설 '숲속의 방'(강석경 작)의 시나리오 작업을 맡으면서였단다. 공지영은 "작품을 쓰면 이미 제 머릿속에는 한 편의 영화가 돌아가고 있다. 소설가인 저는 그 영상을 다시 활자로 묘사한다"고 소개했다. 감각에 의존하는 '영상적 묘사'를 즐긴다고도 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도가니'로 이어졌다. 2009년 소설 출간한 후 15개 영화사에서 제의를 받았다고 밝힌 작가는, 15장의 제안서로 작품의 의도를 가장 잘 간파한 신생 제작사(삼거리픽쳐스)를 낙점했다고 말했다.
공지영은 "촬영 전 고사현장에서 아역배우들을 만난 순간 망치로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다. '아, 안 돼'라는. 제가 취재할 때는 사건발생 3년이 지나 피해자들이 자란 뒤였는데, 이렇게 작은 아이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것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활자로만 만나던 '성추행, 성폭행'이라는 단어를 영상으로 본 첫 시사회에서 펑펑 울면서 영화의 폭발력을 감지했다고.
이어 그는 "소설이 영화가 되거나 그 반대로의 장르 이전을 하면 어느 한 쪽은 저평가되는 비극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글을 쓰면서 그렸던 영상과 거의 흡사하게 나와 깜짝 놀랐다. 영화화한 작품 중 제일 마음에 든다"고 칭찬했다. 소설 100만 부가 팔려도 하지 못하고, 다른 어떤 장르도 해낼 수 없는 그 일을 한 편의 영화가 해내면서 '영화의 힘'을 절감하게 해 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음 작품으로는 '사랑이야기'를 준비한다는 공지영은 "해리포터 같은 작품도 하고 싶은데 자꾸 사회참여적 소설가로만 인식돼 큰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에 가야 한다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