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 울린 故이태석 신부의 행복 방정식

그의 평전이자 일대기 기록…참된 삶 살아가는 지혜 담아

  • 서동오 기자 east5@kookje.co.kr
  •  |   입력 : 2011-07-15 20:27:29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우광호 지음/여백/1만2000원

지난해 1월 14일 새벽, 이태석 신부가 말기 암에 꺾여 48세라는 젊은 나이로 선종한 이후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이 신부가 아프리카 수단에서 이룬 바를 보여준 다큐멘터리 '울지 마, 톤즈'를 관람한 이들이 특히 그랬다. 이 시각에도 지구촌 어디선가 이 신부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시는 이가 있을는지 모른다. 그러한 눈물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눈물에 스민 구성성분이 여느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 신부를 생각하며 가슴이 아팠던 사람들은 그 정체를 이심전심으로 안다.

부끄러움. 그 구성성분의 첫 번째다. 누군가 해야 하지만 모두들 하기 싫어하는 일을 대신한 이 신부 앞에서 느끼는 공통 감정이다. 그는 가난한 집안의 10남매 중 아홉째였다. 주변에선 유망한 의사가 되라고 권했지만 결국 그는 신부의 길로 들어섰다. 그것도 모자라 세계에서 최악의 내전 피해지역인 수단 남부 톤즈에 온몸을 던졌다. 그의 행적을 좇다보면 부끄러워진다.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기는커녕 손가락을 갈퀴처럼 벌린 우리 모습이.

부러움. 긴급구호 전문가 한비야 씨조차도 자신이 가본 곳 중 최악이었다는 톤즈. 막 사제서품을 받은 늦깎이 신부가 이곳에서 의사와 교사, 일인삼역을 하며 이루어 낸 일들은 어떤 영화보다 극적이다. 가톨릭계 월간잡지의 편집장인 지은이는 척박한 땅 톤즈에서 이 신부가 펼친 기적같은 현실들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어떤 힘이 그러한 엄청난 일들을 이루게 했는지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그 중심에 항상 이 신부가 있었다는 것이다.

고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수단 톤즈의 한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활짝 웃고 있다.
안타까움. 이 신부가 말기 대장암으로 임종했을 때 선배 사목들은 "살 만큼 살았고 하는 일도 없는 우리를 데려가시지 왜 젊고 유능하고 할 일이 태산 같다는 그를 불러가십니까"라며 눈물 어린 기도를 올렸다고 지은이는 썼다. 이왕이면 이 신부의 생명이 아니라 몸에 찾아든 몹쓸 병마를 거두어 갔어야 했는데, 하는 안타까움은 인지상정이다. 뒤늦게 암을 발견한 이 신부는 "하느님께서 특별히 나를 사랑하셔서 고통의 은혜를 주시는 것"이라고 했지만 속인들은 그런 결과가 야속할 뿐이다.

그리움. 생전에 이 교수와 친분을 쌓았던 필자의 증언이다. "이 신부가 영적 스승으로 삼았던 돈 보스코 성인은 아이들을 무척 아꼈습니다. 그런데 그의 주위에 모인 아이들은 하나같이 '돈 보스코는 다른 누구보다도 나를 가장 사랑했다'라고 했답니다. 이 신부의 지인들도 이와 비슷한 말들을 해요. '신부님은 나와 함께 있을 때 가장 많이 웃으셨고, 가장 즐서워하셨다'라고 말해요." 이 신부 특유의 환한 미소에 반한 톤즈 아이들은 그를 "쫄리"라 부르며 따랐다. 그랬기에, 눈물을 수치로 알았던 톤즈 아이들은 이 신부의 부음을 듣고는 울음보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태석앓이. 이 신부를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은이의 결언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신부의 죽음을 죽음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는 것만으로 이 신부를 제대로 기억할 수 없다. 그를 기억하고, 그를 추모하는 가장 좋은 길은 우리 각자가 행복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은 고 이태석 신부의 평전이자 타인을 위해 불꽃같은 삶을 산 인간 이태석에 대한 기록이다. 지은이는 그가 뿌린 밀알들이 깊디깊은 뿌리를 내리는 걸 보며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방정식을 함께 풀어가자고 손짓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5. 5[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6. 6‘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9. 9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10. 10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6. 6‘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밤샘농성 장동혁 "피의자 선관위가 새벽 4시에 투표용지 가져가"
  9. 9[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10. 10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5. 5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6. 6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