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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보인 금관과 금허리띠 등을 발굴 당시 모습 대로 재현한 황남대총의 왕비무덤의 내부. |
신라의 수도 경주에 가면 대형 고분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중 황남대총 금관총 천마총 등 3대 왕릉은 출토된 금관 등 화려한 유물로 최고로 손꼽힌다. 그중 황남대총은 금제품에다 신라에선 유일하게 은관 은관모까지 나온 신라 문화의 보고나 다름없다. 남북 2개의 무덤이 이어진 쌍무덤으로 규모면에서도 가장 큰 이 황남대총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귀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지난 14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열고 있는 특별전 '신라王(왕), 왕비와 함께 잠들다'전이 그것. 경주박물관이 신라 능묘 시리즈의 첫 번째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황남대총(皇南大塚) 발굴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이 왕릉에서 나온 금관(국보 191호)과 금허리띠(국보 192호)를 비롯한 5만2000여 점의 유물을 최초로 한자리에 모은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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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곽에 안치돼 있던 각종 무기류와 생활도구들. |
황남대총은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유일한 은관(보물 631호) 등 다량의 국가지정문화재(국보 4건, 보물 10건)를 비롯해 5만80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된 최대 규모의 왕릉이다. 이번 전시에선 90%가량의 유물이 선을 보여 사실상 황남대총의 전부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관람객이 마치 왕릉 내부에 들어가 직접 둘러보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이다. 남쪽 무덤 봉토 속으로 들어가 남북 무덤의 주인공이 금관을 쓴 채 묻힌 목관과 각종 유물의 배치 상태 등을 둘러보고 북쪽 봉토로 나오는 동선으로 특별전시실이 꾸며져 있다. 또 황남대총에서 나온 금관 금허리띠 등 각종 복식 유물을 활용해 1500년 전 신라 왕과 왕비의 모습을 2분짜리 입체영상으로 복원해 보여준다. 여기다 이 거대한 왕릉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3분짜리 영상물도 마련해 관람객들을 옛 서라벌 시대로 안내한다.
이 왕릉에는 국보로 지정된 금관 금허리띠 등 눈부신 금세공품으로 유명하지만 신라지역에선 지금까지 유일하게 보물인 은관과 은관모가 나온 곳이기도 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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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인 신라 유일의 은관.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
경주박물관 김현희 학예연구사는 "장식이 많이 달린 금관은 실제 쓰고 다니기에 불편함이 따르지만 단순미가 있는 은관은 실용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화려한 금관은 왕의 장례식에 쓰인 부장품일 가능성이 높고 생시 국사를 논할 때는 이 은관을 착용했을 것이란 말이다.
이번 전시전에 눈길을 사로잡은 또다른 출토품으로는 청동제품, 흑갈유병, 조개류, 유리제품 등이다. 이들 유물은 고구려,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유입된 것으로 마립간(麻立干) 시기 신라의 왕성한 국제 활동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자료이기도 하다. 마립간은 이사금(尼師今)에 이어 신라왕의 명칭으로 17대 내물마립간에서 22대 지증마립간까지 이를 사용했다고 삼국유사는 전하고 있다.
경주 황남동에 위치한 이 황남대총은 1973년부터 1975년까지 발굴조사가 이뤄졌으며 신라의 대표적 지배집단 무덤양식인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으로 축조된 5세기대 왕릉이다. 왕과 왕비의 쌍봉인 이 왕릉은 면적이 120×80m 규모에 이르며 높이는 23m로 외형상으로도 신라 최대 규모 고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