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고고학자들의 연구서 발간이 드문 현실에서 신석기시대 연구자인 복천박물관 하인수(47·사진) 조사보존실장이 최근 '한반도 남부지역 즐문토기 연구'를 주제로 책(도서출판 민족문화·2만 원)을 냈다. 지난 10월 신석기시대 연구자인 이동주(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의 '한국 신석기문화의 원류와 전개'에 이어 신석기 분야에서는 올들어 부산에서 두 번째 나온 저서이다.
이 책은 하 실장이 부산대 고고학과에서 받은 박사 학위 논문 '영남 해안의 신석기문화 연구' 중 즐문토기 부분과 지금까지 발표한 글 중 토기에 관련한 개별 논문을 엮은 것이다. 1, 2편으로 구성된 책의 내용 중 제1편은 즐문토기 편년과 변천과정을 고찰했고, 제2편은 즐문토기의 개별 주제를 각론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 실장은 1편에서 현재 공백기로 남아 있는 한반도 초창기 신석기 문화가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다면 적어도 그 양상은 주변지역과 공통성을 가질 것이라고 전제하고, 제주 고산리와 경북 청도군 오진리 유적 토기, 경북 현풍 성하동 출토 첨두기, 경북 경주 출토 석촉, 경남 통영 욕지도 패총의 원공문토기를 동북아시아 초창기 신석기 자료와 비교 검토해 초창기 신석기문화의 소산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산리식 토기와 오진리 4층식 토기를 초창기 즐문토기로 설정하고, 이를 기존 5기 편년체계에 추가해 남부지역 즐문토기를 초창기, 조기, 전기, 중기, 후기, 말기의 6기로 편년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남해안 지역 즐문토기의 시기별 특징과 변천과정을 살피고 있다. 그는 조기 즐문토기를 대표하는 융기문토기의 상한은 기원전 6000년, 하한은 4500년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하 실장은 2편에서는 강원도 양양 오산리 토기를 남해안 즐문토기 전기와 거의 병행하는 단계에 위치 지을 수 있다며, 오산리 토기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 그 외 추가로 '사슴 선각문토기 소묘' 제목의 글에서 1999년 부산 영도 동삼동패총 정화지역에서 출토된 사슴선각문토기는 신석기시대 회화의 일면을 보여줄 뿐 아니라, 수렵의례(의식)와 관련된 자료라는 점에서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의 시기를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추가된 '일본 시라하마 유적 출토 채색토기 소고' 주제의 논문을 통해 하 실장은 나가사키현 시라하마 유적에서 출토된 한국계 채색토기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즉, 이곳에서 출토된 한국계 채색토기는 태토, 시문수법, 문양 형태 등에서 같이 발견되는 승문토기와 확연하게 구별된다는 점 등을 들어 우리나라 남부지방 융기문토기 단계의 남해안 지역에서 반입된 토기로 판단하고 있다. 011-578-6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