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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만 산더가 한국 방문을 위해서 1906년 9월 10일 부산항에 도착해 촬영한 사진(위). 그가 같은 날 촬영한 부산의 중심가. 지게꾼들이 지게를 내려 놓고 쉬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 부산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고깃배들이 즐비해 있는 부산항, 시내 중심가에서 지게꾼들이 지게 위에 반쯤 드러누워 쉬고 있는 모습, 다양한 종류의 옷을 입고 거리를 지나고 있는 사람들. 1906년 9월 10일 한 독일인의 눈에 비친 부산의 풍경이다. 1905년 12월 6일 주 일본 독일대사관 무관으로 임명을 받아 1907년 4월까지 근무했던 독일 보병 중위 헤르만 산더(1868~1945)가 러일전쟁 보고서를 쓰기 위해 한국과 중국 등을 방문, 촬영하고 수집한 사진 중 부산의 풍경을 담은 사진 3장이다.
부산근대역사관이 '독일인 헤르만 산더의 여행 : 1906~1907 한국·만주·사할린'을 주제로 19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여는 전시회에서 이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 167점과 엽서, 편지, 문서 등 300여 점이 소개된다. 군인이었지만 동양학 전공자였던 헤르만 산더는 한국을 여행하면서 갓, 부채, 놋그릇, 화첩 등 92건의 유물을 수집해 독일로 돌아갔다. 독일로 돌아간 후 중부 독일 마이닝겐 지역에 있는 한 주택을 구입, 이곳에 한국 관련 박물관 설립 계획을 세웠으나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로 이 건물이 소실되고 수집 유물 대부분도 사라졌던 것. 남은 유물만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한국 여행 중 끊임없이 가족들에게 편지와 엽서를 써 보냈던 그는 1920년 한국에서 수집한 유물들에 대한 상세한 기록 장부를 만들었다. 이 장부를 통해 그는 한국 유물을 크게 생활용품과 회화와 소묘로 나누고, 이를 세분해 유물의 명칭, 형태와 특징, 크기, 무게, 구입 가격 등 설명을 남겼다. 한 예로 '나룻배에 앉은 남자 인물상'을 그린 족자에 대해 조선 황제가 주한 독일 영사 나이에게 하사한 것이라는 수집 경위를 밝히고 있고, 화첩의 경우는 1907년 50엔(독일 화폐로 105 마르크)을 한국인 화가에게 지불하고 주문해서 그렸다는 내용 등을 전하고 있다.
사진 '장승 곁에서'를 보면 헤르만 산더가 함경북도 성진에서 길주로 가는 도중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장승을 보면서 말 위에서 기록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그는 당시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물가는 물론 교통편까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배삯표 등도 보관하고 있을 정도였다. 이번에 소개되는 헤르만 산더의 자료들은 그의 손자인 슈테판 산더가 2004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 2006년 6~8월 민속박물관에서 전시한 적이 있다. 부산근대역사관이 100년 전 자료라는 의미와 헤르만 산더가 한국 여행의 시발점을 부산으로 잡았다는 의미를 더해 이번에 부산에서 전시하게 되는 것이다. (051)253-38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