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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편찬실이 출간한 책들. |
7일 오전 부산시청 14층 시사편찬실. 홍연진(47) 상임위원과 표용수(49) 전문위원이 테이블에 앉아 자료와 사진들을 대조해가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곳이 부산학, 그 중에서도 부산 지역사 연구의 중심지이다. 여기서 펴낸 부산 지역사 관련 책이 지금 인쇄 중인 '부산 광복 60년'을 더하면 70권 째이다. 전국의 어느 연구소나 기관도 꾸준히 지역사만 연구해 이처럼 많은 분량의 자료를 출간한 곳이 없다. 그야말로 부산시사편찬실이 부산 지역사 연구의 메카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최근에 '항도부산 22집'과 '부산의 자연마을 제1권' '왜인구청등록 Ⅲ'을 냈다. '항도부산'은 매년 한 권씩 펴내는 것으로, 부산의 역사에 관한 논문과 부산 관련 주요 자료를 발굴해 수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렇게 지역사 관련 연구 논문집을 지속적으로 내는 곳은 부산 외에 서울의 '향토서울'뿐이다. 하지만 '항도부산'을 펴내는 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학술진흥재단 등재 잡지가 아니다 보니 소장학자들의 글을 받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의 한 역사학자는 "학술진흥재단이 학자들의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이점이 있지만 지역사 연구엔 걸림돌"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부산의 자연마을'은 부산뿌리찾기 시리즈 중 하나로 부산의 역사를 지역별로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며, 6권까지 발간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 뿌리찾기 관련 책은 그동안 '부산학 연구 문헌 목록집' '부산의 당제' '부산 금석문' 등 5권이 나왔다. 특히 2001년 펴낸 '부산학 연구 문헌 목록집'은 부산학 연구 문헌과 자료 목록을 집대성한 것으로 415쪽에 달한다. 지난해 발간한 '부산의 당제'는 도심 재개발과 도로 개설 등으로 점차 사라져가는 부산지역의 당제를 총정리한 것으로 발간 당시 283곳에서 당제를 지내는 사실이 확인됐다.
'왜인청구등록(倭人求請謄錄)'은 조선후기 대일외교 및 무역과 관계되는 공문서를 발췌해 국역한 것으로 동래부사와 경상감사의 장계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이 책은 해마다 한 권씩 펴내는 부산사료총서 시리즈의 13권 째로, 앞으로 2권이 더 나올 예정이다. 지난 63년 9월에 부산사료총서1권으로, 동래부의 부세와 재정내역 사무규정을 기록한 자료집인 '동래부사례(東萊府事例)'가 간행된 이후 '접대왜인사례' '동래부계록'(상·하권) 등 조선 후기 동래부, 각 진(鎭) 등 부산의 각 관청에서 작성한 공문서에 관한 자료를 모아 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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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부산시사편찬실에서 홍연진(왼쪽) 상임위원과 표용수 전문위원이 사진과 자료를 대조하며 작업을 하고 있다. |
부산시사편찬실의 이런 일련의 작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 62년부터 시사편찬실이 운영되다 여러 사정으로 74년 활동이 중단됐다가 89년 9월에 다시 재개된 것이다. 62~74년에 '부산약사' '부산시지'(상), '동래부사례' '접대왜인사례' '동래부계록'(상), 그리고 '항도부산'이 7권까지 나왔다.
그외 시사편찬실은 그동안 부산관계 법령과 자치법규 등의 자료를 모은 '시사자료'도 4권까지 펴냈으며, 내년 말을 기점으로 5권을 만들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내년 말에는 전국에 산재한 1910년 이전에 만들어진 부산 관련 고지도 자료 161점을 집대성해 '부산 고지도' 제목의 책을 낼 예정이다.
시사편찬실이 이처럼 부산학의 연구와 출판의 중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홍, 표 위원 두 사람 모두 부산 지역사 전공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89년 시사편찬실이 다시 문을 열면서 같이 일을 시작했다. 또 시사편찬위원회가 이권상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19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1년에 두 차례씩 회의를 하면서 조언을 해주고 있고, 이원균 부경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편집위원 5명도 마찬가지이다. 시사편찬실은 이러한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부산발전연구원 부산학연구센터, 신라대 부산학연구센터, 경성대 한국학연구소,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부산학연구센터 등과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홍 위원과 표 위원은 "지역사 연구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