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2편이 초청됐다. 초청영화 수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뛰어난 작품 수준 덕분에 한층 다양해지고 관객과 가까워진
느낌이다. 명확한 메시지로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들이 눈에 띈다. 특히 올해는 동구권의 영화들이 소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거장의 화제작부터 블랙코미디까지, 다양한 영화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대중적 언어와 내러티브 구조에서도 창의성과 명확한 메시지가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영화들이 주로 선정됐다.
★푸른 눈의 평양 시민(대니얼 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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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눈의 평양 시민' |
북한에 생존해 있는 유일한 미국인 망명자 '조 동지'의 이야기를 사상 최초로 공개해 화제가 된 영화. 미국인 망명자이자 지난 50년 동안 어떤 외국인과도 접견이 허용되지 않았던 '조 동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루고 있다. '어떤 나라'로 찬사를 받았던 대니얼 고든의 작품이다.
1962년 남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한 미군 병사가 아주 특별한 여행을 감행했다. 부대를 버리고, 공산주의 국가 북한으로 망명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 망명자의 존재를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경계를 넘어간 남자는 이쪽 세계에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북한에서 그는 인기스타가 됐다. 악한 미국인으로 영화에 출연해 미국에 대한 증오와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선전했다.
다니엘 고든은 2002년 첫 장편 다큐멘터리 '천리마 축구단'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으며, 2003년 왕립텔레비전협회 최우수스포츠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후속작 '어떤 나라' 역시 독특한 시선과 세심한 통찰로 찬사를 받았다.
★낙천주의자들(고란 파스칼리예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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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천주의자들' |
밀로셰비치 이후 세르비아의 현실을 예리하게 분석한 고란 파스칼리예비치의 최신작. 세르비아의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고 세르비아인들의 정신적 위기 의식을 드러내는 고란 파스칼리예비치 작품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블랙코미디로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절망과 환멸, 실망으로 가득찬 시공간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동시에 희망과 낙관주의의 공간이기도 하다. 파스칼리예비치의 분신이기도 한 라자르 리스토프스키가 모든 에피소드에 출연해 현대 세르비아의 또 다른 일면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패스트푸드의 제국(리처드 링클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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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스트푸드의 제국' |
'비포 선셋'으로 잘 알려진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최신작. 에릭 슐로서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패스트푸드 제조공장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그려내고 있다.
'미키스'라는 허구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배경으로, 판매되는 고기에 문제가 있음을 밝히기 위해 싸우는 10대 종업원의 이야기가 주요 줄거리. 미키스와 비슷한 실제의 패스트푸드 점들이 우리의 건강은 물론이고 삶의 모든 부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유머러하스면서도 진지하게 그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털 출신인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1995년 '비포 선 라이즈'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은 바 있다.
★진다바인(레이 로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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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다바인 |
도덕적 위기에 직면한 사람들의 미묘한 심리적 동요와 갈등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는 수작. 호주의 유명 감독 레이 로렌스가 5년 만에 발표한 세 번째 영화로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도덕적 기로에 선 인물들의 감정적 동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진다바인이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스튜어트는 친구들과 낚시 여행을 떠났다가 원주민 여성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러나 이들은 주말을 망치고 싶지 않아 일요일에 돌아올 때까지 신고를 미룬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의 아내와 마을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비난한다.
★타인의 삶(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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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의 삶' |
인간을 억압하고 감시하는 수단인 도청이 오히려 인간을 새롭게 이해하는 정기능으로 작용한다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독일 영화. 베를린영화제에 초대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화제가 되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지능적이고 광범위했던 전쟁인 냉전 시대의 휴머니즘을 다루고 있다. 통일 전의 동독이 배경이다. 차가운 로봇 같은 비밀경찰 와이즐러는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레이만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감시를 계속할수록 드레이만에게 인간적으로 끌리기 시작한다. 결국 드레이만은 와이즐러의 삶에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파문을 만들어간다. 기존의 신념을 맹목적으로 고수하며 청교도적인 생활을 하던 한 남자가 인간에 대한 애정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의 장편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