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수현9단의 토요 바둑이야기] '영토전쟁의 게임'서 '집'은 부적절

'집'으로 번역하면 외국인 어리둥절

바둑 세계화시대 용어부터 정립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6-08-26 04:14:53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집'은 국제화 시대에 맞지 않는다

바둑이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는 국제화시대에서 외국인과 바둑을 얘기할 때 곤혹스런 문제가 하나 있다. 바둑의 목표인 '집'이란 말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각자의 돌로 에워싼 공간을 '집'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모두 '영토(territory)'라는 말로 통한다. 따라서 우리 식의 개념으로 집을 'house'라고 번역하면 서양인들은 눈을 휘둥그레 뜬다.

사실 바둑의 목표인 영역을 '집'이라고 부르는 것은 좀 부적절한 느낌이 든다.

1도
(1도) 이 그림에서 좌상귀의 모양을 우리는 흑집 상변의 모양을 백집이라고 부른다. 각자의 돌로 에워싸 울타리를 만들었지만 아무리 봐도 집처럼 생기진 않았다. 경계선을 만들어 영토를 만들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적당할 것이다.

에워싼 영역을 집으로 간주하는 것은 전투의 개념이 들어갈 때 더 이상한 느낌이 든다.

2도
(2도) 흑의 영역에 백1로 뛰어들어 공방전이 벌어진 모양이다. 흑집을 깨뜨리기 위해 도둑처럼 백이 뛰어들고 흑은 그것을 잡기 위해 공격을 한다고 하면 아주 이상할 것은 없지만, 집을 놓고 생사를 건 혈투를 벌인다는 것이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하긴 우리 한국은 정부가 투기억제를 위한 전쟁까지 벌일 정도로 부동산에 대해 지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부동산 공화국이니 바둑의 집 쟁탈전에 비유해도 이상하게 느낄 사람은 없다. 바둑의 목표를 집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 중 이견을 제시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눈에는 집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개념인 것 같다. 일본에서는 땅이나 영역을 가리키는 '지(地)'를 사용하며 개개의 집은 '목(目)'이라고 한다.

우리도 에워싼 전체 영역을 가리킬 때는 '영토'라고 부르고 개개의 영토를 '집'이라고 부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우상귀 흑의 영토는 15집'이라는 식으로 표현하면 딱 어울리는 것 같다.

필자는 바둑이론을 정립하면서 집이란 표현이 상당히 불편하다고 느꼈다. 바둑을 정의하면 '영토전쟁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집차지 싸움이라고 표현하면 어색할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한 바둑을 배우는 사람에게 '집'이라는 개념으로 가르치면 바둑을 잘 못 이해할 가능성도 있다.

영토란 말은 전쟁현상이 내포된 말이나 집은 전쟁의 개념이 들어있지 않다. 종종 바둑을 '집짓기'에 비유하는 사람이 있는데 실은 바둑은 집을 짓는 게임이 아니라 돌들의 싸움인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집'이란 말이 바둑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도전에 직면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 말을 고집하면 국제적인 감각에 맞지 않은 고립된 개념을 갖게 된다. 그 말이 바둑이론으로나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면 새로운 시대에 맞게 조정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4. 4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5. 5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6. 6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9. 9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10. 10“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1. 1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2. 2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3. 3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4. 4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5. 5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6. 6친청 “공개사과하라”·김 “자정 노력”…민주 신천지 수습 난항
  7. 7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8. 8與주도로 조작기소 특검법안 법사위 상정…국힘 반발·퇴장
  9. 9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10. 10美 중간선거 시작, 우주서도 투표는 계속된다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가덕도신공항 올해 예산집행률 고작 0.03%…정상화 시급"
  4. 4“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8. 8‘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9. 9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10. 10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김장재료 공급 차질 없도록 할 터”
  1. 1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6. 6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7. 7경남도,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산청군만 추천
  8. 8부산 양정동 한 대학 창고서 불…인명피해 없어
  9. 9수능 ‘AI 안경 커닝’ 막는다지만…전문 탐지기 없어 실효성 의문(종합)
  10. 10첫 공소청 수장 후보, 이정현·박철우·예세민 물망(종합)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4. 4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5. 5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6. 6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7. 7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