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북공정, 주한미군 재배치, 일본 자위대의 재무장….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를 들여다보면 하나의 흐름을 잡을 수 있다. 바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쟁탈전이다.
홍군vs청군(이장훈·삼인·1만3000원)은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의 저자이자 국제문제 전문가인 저자가 냉전 이후 유일 강대국이 된 미국과 13억 인구를 등에 업고 질주하는 중국 사이의 힘겨루기를 입체적으로 조망한 의미있는 책이다.
#질주하는 중국, 긴장하는 미국
소련은 오래 전에 무너졌고 9·11테러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악의 축’은 초토화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매년 10%씩 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급부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일본을, 2041년이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의 급성장은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와 ‘브래지어 전쟁’ 같은 미·중 무역 분쟁을 야기했다. 중화주의를 바탕에 깐 중국군의 현대화 사업과 우주 개발도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 발사, 우주군(軍) 창설 계획 등 우주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대중국 강경파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90년대 중반 메릴랜드 교외의 한 별장에서 국가 안보 전문가 8명으로 결성된 미국의 블루팀은 ‘안티 차이나’의 대표적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현재 40여명이 CIA(중앙정보국), NSA(국가안보국) 등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대 중국 강경책을 주도하고 있다. 청군은 블루팀을, 홍군은 인민해방군을 가리킨다.
#대만해협 격전지 부상
저자는 21세기 양국의 격전지는 대만해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하나의 중국’을 수용했던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미국이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대만안보강화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는 등 최근 강경기류로 선회하고 있다.
대만해협은 미국에게는 군사적 요충지이다. 인접한 태평양 심해를 통해 미국 서부 연안까지 잠수함을 이동시킬 수 있다. 만약 화물선, 유조선 등이 수시로 드나드는 대만해협을 중국이 통제할 경우 미·일 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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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과 군사 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맹방 호주와 긴밀히 손을 잡았으며 중국의 경쟁자 인도를 끌어안았다. 일본의 재무장도 미국의 부추김 속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의 선택은
미국은 최근 미군을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하는 등 주한미군을 지역군 개념으로 전환하고 있다. 활동 반경을 넓혀 대만해협까지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구려를 중국사에 포함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역시 통일 이후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북아 질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통일 한국이 출현할 경우 조선족 사회가 한반도에 흡수될 것을 우려, 역사 정비를 통해 흔들리는 동북지역 이탈을 막아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통일 한국이 미국의 우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동북공정 역시 넓게는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싸움의 한 양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과연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미국과의 동맹 강화인가, 대 중국 양자 동맹인가, 이도저도 아니면 ‘양다리 걸치기’ 전략인가.
저자는 이러한 전략을 선택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는 “10년 뒤 우리는 중국과 미국 가운데 누구 편에 설 것인가를 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미, 친미의 이분법과 동북공정에 대한 감정적 대응 등을 넘어서서 진정한 용미(用美), 용중(用中)의 전략을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 박재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