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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학자인 저자는 암과 투병하고 38세에 초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성과 생명의 의미를 서술한다. |
세상 대부분의 여성들이 걷는 길이지만 초보자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두려운 것이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특히 요즘같이 환경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칫 기형아 출산에 대한 우려마저 겹치면서 불안감은 더욱 가중된다.
모성혁명(산드라 스타인그래버 지음·김정은 옮김·바다출판사·1만2000원)은 아기의 건강과 엄마의 몸, 지구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고 기록한 모성 생태 보고서다.
저자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생태학자이자 환경운동가로 현재 코넬대학에서 강의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저술 및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서른 여덟의 나이에 첫 아이를 가진 소위 노산모였다.
게다가 입양아였기 때문에 자신의 유전자가 건강한지 확신할 수 없고, 20대에 방광암에 걸려 무수한 화학 약품에 노출됐던 경험도 갖고 있던 상태였다.
이로 인해 출산까지의 아홉 달은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했다.
‘드라이클리닝한 옷과 중금속이 쌓인 생선, 살충제로 범벅된 야채를 먹고도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날까, 초음파는 과연 안전한가,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고 아기를 낳을 수는 없는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저자는 도서관 관공서 등에 쌓여있던 수백편의 관련 자료들을 연구해 많은 사실을 알아냈다.
식수원의 오염은 선천성 기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저체중아 출산의 경우 드라이클리닝액이나 제초제로 오염된 지역, 독성 폐기물 부지에 살던 산모들에게 상당히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의 불안은 입덧약 탈리도마이드와 미나마타의 수은, 풍진 바이러스가 일으킨 기형사례를 알게 되면서 더욱 가중됐다.
가임기 여성이 섭취할 경우 태아의 뇌를 손상시킨다고 알려진 참치 옥돔 왕고등어 등에 함유된 메틸수은에 대한 경고도 책에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생태학자답게 월별 모체의 변화뿐만 아니라 뱃속에서 진행중인 아기의 발달 단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입덧의 원인에 대한 학계의 연구 성과, 모체 면역 시스템의 신비, 외부 오염물질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 산부인과 수술의 역사 등도 덧붙였다.
그의 결론은 간단명료하다.
‘세상이 오염되면서 엄마가 오염되고, 엄마가 오염되면 아기가 병든다’.
모성은 더이상 자연의 선물이 아니라 용기와 대화를 통해 인류가 지켜나가야 할 마지막 과제이기 때문에 모성을 위협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성혁명’은 그래서 아기의 탄생일기이자 지구 환경에 대한 반성문이라 할 수 있다.
/ 박재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