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위협대응조치 발동도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입장에 반대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8개국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고한 데 이어, 덴마크는 못했지만 미국은 그린란드에서 러시아 위협을 막아낼 수 있다며 유럽을 연일 도발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강력한 보복관세 카드를 꺼내는 등 맞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나토 동맹국 간 무역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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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현지시간) 그린란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20년간 덴마크에 ‘그린란드에서 러시아의 위협을 몰아내야 한다’고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덴마크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제 때가 됐고 완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덴마크가 러시아의 위협을 막지 못해 미국이 나서는 것이라는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논리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날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 확보에 반대하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영국 수입품에 10%, EU에는 15%의 관세를 부과 중인데 여기에 추가로 관세를 매기겠다는 뜻이다.
유럽 주요 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협상 때 준비했다가 보류한 930억 유로(약 159조 원) 규모의 보복관세 패키지를 비롯,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럽연합(EU)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관세 대응 긴급회의에서 ACI 발동을 논의했다.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로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며, 2023년 도입됐지만 사용된 적은 없다.
관세 위협을 받은 8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관세 위협은 대서양 간 관계를 약화하고 위험한 악순환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나토 동맹국의 집단안보 추구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EU는 오는 22일께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으로 나토 동맹국 간 관계는 창설 77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에 찬성한다면서도 “(관세 부과는) 덴마크뿐만 아니라 모든 나토 동맹국과의 강력한 관계를 파열시킬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