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틀째 휴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영구 휴전과 인질 석방 촉구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2차 인질 석방도 힘겹게 성사됐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가에서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 수만 명이 거리에서 가자지구의 영구 휴전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에서는 다음날 열리는 친이스라엘 시위에 수만 명이 참가해 유대인 공동체와 연대를 표명할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여성 폭력 국제 추방의 날’을 맞아 친팔레스타인과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각각 집회를 열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쓰인 포스터를 들고 “살해 당하고 있는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여성들과 연대한다”고 외쳤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리옹, 마르세유 등지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 유대인 여성들도 파리에서 하마스 규탄 시위를 열고 “우리는 여성이며, 자랑스러운 유대인이며, 분노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오스트리아 정부가 가자지구 휴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전원 석방,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요청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수만 명의 이스라엘인들이 가자지구에 억류된 모든 인질 석방 요구 시위를 벌렸다.

시위대는 이날 저녁 이스라엘 국기와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서 ‘마지막 인질까지 승리는 없다’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예루살렘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촉구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미국 뉴욕에서 지난 23일 열린 추수감사절 거리 행진에 시위대 20명 정도가 난입해 이스라엘을 규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구급차가 가자지구 담장에 접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이 이어진 이틀째 가까스로 인질 2차 석방이 성사됐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에 붙잡힌 인질 중 13명과 외국인 4명을 석방했고, 곧이어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을 맞교환으로 풀어줬다.

당초 이날 오후 4시께 2차 석방인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마스가 연기를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 조건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합의된 것의 절반보다도 적은 구호트럭을 보냈으며, 드론 비행이 금지된 가자지구 남부에서 드론 비행이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카타르와 이집트 조율로 2차 인질 석방이 성사됐다. 하마스는 오후 11시께 이스라엘 인질 13명과 외국인 7명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로 인계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카타르도 이스라엘 인질 13명과 외국인 4명이 ICRC에 인계돼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인 라파 검문소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인질들은 3∼16세 미성년자 7명, 18∼67세 여성 6명이다. 대부분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었던 키부츠 비에리 출신으로, 개전 49일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들은 먼저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가족들과 만날 예정이다.

인질 석방에 따라 이스라엘도 그간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수감됐던 팔레스타인인 39명을 석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