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과 11일 북한의 잇단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과 관련해 미국이 12일(현지시간) 대북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 모멘텀을 찾지 못해 양측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뤄진 탄도미사일 관련 첫 제재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북한 국적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단체 1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 북한 국적자에는 북한 국방과학원에서 일하는 이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다롄과 선양 등지에서 북한 핵 및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부품 조달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인 1명과 단체는 북한의 WMD나 운반 수단 개발과 관련한 행위 및 거래에 관여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에 있는 자산이 동결되고, 이들과 거래하는 것이 금지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실질적 제재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북한의 강제 노동과 인권 탄압을 이유로 북한 중앙검찰소와 사회안전상 출신 리영길 국방상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미국이 국제인권의 날을 맞아 중국 미얀마 등 다른 나라 인사와 함께 가한 제재였다면 이번에는 북한만을, 그리고 탄도미사일을 정면 겨냥했다. 국방과학원은 북한 국방 군수공업의 ‘메카’로도 불리는 곳으로, 북한의 국방 관련 연구와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주도할 뿐만아니라 물품과 기술 확보 등을 위해 조달을 담당하는 하부 조직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2010년 8월 이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재무부는 북한이 작년 9월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6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며 “북한의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을 막고 관련 기술을 확산시키려는 시도를 저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추가 제재를 요구했다. 추가 안보리 제재는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따라 미국이 독자 제재 대상에 올린 개인과 단체를 안보리 제재 명단에도 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두고 “극히 우려스럽다”며 상황 악화 가능성을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