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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녹일듯한 폭염…거리 텅 비고 물놀이장도 한산

40도 더위 양산 가보니

  • 권환흠 기자 khh0907@kookje.co.kr
  •  |   입력 : 2026-08-03 19:21:19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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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양산 물금디자인공원 물놀이장에서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함께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권환흠 기자
- 여름방학 맞은 젊음의거리 조용
- 시장통 맛집만 더위 뚫고 긴 줄
- 市, 생수 배포·살수차 5배 확대

폭염경보 속에 양산을 쓴 젋은이들이 양산젋음의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권환흠 기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 중인 경남 양산의 여름이 텅 비어가고 있다. 닷새 연속 40도를 넘나든 기록적 폭염에,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42도까지 돌파했다. 3일 오후 1시에도 기온은 39도를 찍으며 도시는 말 그대로 녹고 있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그래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위를 견디며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낮의 열기는 도시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시장은 숨 고르듯 조용해졌고, 시끌벅적하던 젊음의거리에도 발길이 뜸해졌다.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사람들이 모여야 할 물놀이장마저 예년 같은 활기를 되찾지 못했다. 도시 전체가 더위 앞에 잠시 멈춰 선 듯한 풍경이었다.

3일 오후 한산한 양산남부시장. 권환흠 기자
남부시장에서는 상인들이 돌아가며 바닥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아케이드 천장 아래 설치된 쿨링포그(양무) 시스템에서 미세한 물방울이 흩날려 바깥의 숨 막히는 열기보다는 한결 나았지만, 날씨 자체가 사람을 지치게 하기는 매한가지다. 대부분의 골목은 한산했고, 그나마 중심 통로에만 폭염을 뚫고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더딘 걸음으로 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중심 번화가인 양산젊음의거리 일대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름처럼 양산을 쓴 젊은이들이 드문드문 종종걸음으로 광장을 지나갈 뿐이었다. 카페와 상점들이 줄지어 선 거리인데, 한여름 방학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한산했다.

전체적인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그럼에도 칼국수 맛집과 소문난 반찬가게 앞에는 여전히 긴 줄이 이어졌다. 70대 한 어르신은 “너무 더워 입맛이 없어서 시장에 나왔다”며 지친 발걸음을 옮겼다. 폭염도 시장 특유의 왁자한 기운까지 완전히 꺾어놓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물가에 가면 숨통이 트였다. 물금읍에 있는 양산디자인공원 물놀이장에는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함께 물줄기 아래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아이들은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신이 나게 뛰어다녔고 오히려 어른들이 더 즐기는 광경도 눈에 들어왔다. 시원한 풍경이었으나, 현장에서는 “예년보다 인파가 확실히 줄었다”는 말이 나왔다. 공원에서 근무하는 20대 아르바이트생은 “양산 살지만 올해 유독 더운 것 같다”며 “물놀이장도 오늘은 평소 3분의 1 정도 수준”이라고 전했다. 주말에는 그나마 사람이 있지만, 평일인 이날은 한산함이 더 도드라졌다는 것이다. 인근 푸드트럭 판매원도 “작년보다 손님이 반 정도로 줄었다”며 비슷한 반응이다. 폭염이 길어지면서 시민이 야외 활동 자체를 줄인 영향이다.

양산시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4일부터 31일까지 냉동 탑차를 활용해 얼음 생수를 직접 나눠주는 ‘달리는 오아시스’ 사업을 시행한다. 재난관리기금 1800만 원을 투입해 냉동탑차 2대가 동부·서부로 나눠 하루 중 가장 무더운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남부시장, 황산공원 등 지역 총 30개소를 돌아다닌다. 양산시 자체 아이디어다. 시 관계자는 “폭염이 다소 주춤한다고 들어서 조금 더 일찍 시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만큼 시민이 잠시나마 더위와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공공 살수차 3대와 민간 살수차 2대를 운영하던 것도 폭염경보 이후 민간 살수차 6대를 추가해 총 11대로 확대했다. 이후 지난 주말부터는 산불진압차량 11대와 민간 살수차 2대를 추가, 총 24대로 대폭 늘렸다.

더 적극적인 지원 요구도 있었다. 김석규 양산시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양산시가 확보한 재난 대응 재원을 시민 보호에 적극 투입하고, 폭염 피해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신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양산시는 이미 필요한 재난 대응 재원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행정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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