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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반복에도…원도심 홀몸노인 냉방복지 공백

다수 에어컨 無… 전기료도 부담

  • 이유경 기자 rglee@kookje.co.kr
  •  |   입력 : 2026-07-13 19:19:20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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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역에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3일 부산 동구 한 쪽방에서 어르신이 선풍기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원준 기자
- 거동 못해 무더위쉼터 그림의떡
- “선풍기로 견뎌야지” 힘겨운 여름
- 물품지원·안부확인 외 대응 필요

폭염 때마다 반복되던 부산 원도심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의 냉방·돌봄 공백이 올해도 이어졌다. 동구와 서구 노후 주거지에서는 에어컨이 없거나 질환·전기료 부담으로 냉방기를 쓰지 못하는 노인들이 집 안에서 더위를 견뎠다. 몸이 불편한 노인은 무더위쉼터조차 이용하지 못한다. 물품 지원과 안부 확인만으로 사각지대를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오후 4시 국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부산 동구 좌천동 매축지마을. 오래된 단층주택 대문은 대부분 열려 있었다. 홀로 사는 고령 주민은 선풍기 바람과 손부채질로 더위를 견뎠다. 기력이 남은 일부는 인근 공원에 모였지만 몸이 불편한 노인은 집 밖에 나오지 못했다.

집 안에 남은 노인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폭염을 피하지 못했다. 매축지마을에서 70년 살고 있는 이영숙(82) 씨는 에어컨 없는 낡은 주택에서 홀로 지낸다. 이 씨는 “몸이 불편해 외출도 못 한다”면서 “선풍기 하나로 버티고 있는데 별수 있나. 그냥 견디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외순(84) 씨는 “에어컨이 있어도 투석 치료 뒤 한기와 어지럼증 탓에 사용을 꺼린다”며 “몸이 성치 않아 무더위쉼터에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서구 암남동 장군산 자락 노후주택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에어컨 없이 홀로 사는 고령 주민이 집 안에서 더위를 버텼다. 좁은 골목과 가파른 계단 때문에 무더위쉼터로의 이동도 쉽지 않았다. 공공쉼터와 냉방용품을 마련해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했다.

부산시의 폭염 지원에서도 한계가 드러난다. 시는 지난해 재해구호기금 8000만 원으로 취약노인 2859세대에 여름 이불과 내의, 선풍기를 지원했다. 올해는 같은 예산으로 대상을 3385세대로 늘렸다. 시는 무더위쉼터 약 1500곳과 폭염저감시설 약 4200곳도 운영한다. 그러나 원도심에는 에어컨이 없거나 냉방비 부담으로 냉방기를 쓰지 못하는 노인이 남아 있어 지원 대책과 현장 사이에 간극을 보였다. 쪽방과 노후주택에 사는 고령층이 가까운 곳에서 장시간 쉴 수 있도록 경로당 냉방비 지원과 운영시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부 확인은 노인맞춤돌봄 서비스 대상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구·군이 지정한 노인맞춤돌봄 수행기관은 건강 상태와 사회적 고립 여부, 냉방시설 유무와 주거환경 등을 종합해 고위험군을 선정한다. 부산시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 대상자는 3만1660명으로 폭염특보 때 고위험군의 안전을 확인하도록 안내한다”며 “생활지원사 한 명이 평균 15명을 맡아 기관 여건에 맞춰 전화와 방문을 한다”고 말했다. 산복도로나 노후주택에 홀로 살아도 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으면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의심 환자 이송 인원은 2021년 819명에서 지난해 3034명으로 3.7배 늘었다. 지난해 이송 인원의 대부분은 7·8월에 집중됐다. 냉방시설을 이용하기 어렵거나 외출이 힘든 취약노인을 위한 선제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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