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 단체도 환영의 뜻 밝혀
경찰이 3·15의거 발생 66년 만에 희생자와 유족에게 고개를 숙인다. 3·15의거는 이승만 정권의 대규모 부정선거에 맞서 시위에 나섰던 학생 등 마산시민을 경찰이 강경 진압해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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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묘지에서 참배하는 김종철 경남경찰청장. 경남경찰청 제공 |
25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김종철 경남청장은 다음 달 14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참석해 유족 등을 향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계획이다. 이는 유족회가 주관하는 위령제 성격의 행사로,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국가보훈부 주도로 국무총리 도지사 등이 참석하는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과는 별개로 거행된다. 경찰은 현재 유족 반발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구체적 일정과 방법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에 김 청장은 이날 3·15의거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희생 영령의 넋을 기리면서 사죄의 마음을 미리 전했다. 그는 헌화와 분향을 마친 뒤 “3·15 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가슴에 새기고, 도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직후 경남청은 이번 참배를 계기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점검하고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화 단체는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 고문은 “늦었지만 공식적으로 사과한다니 고맙다”며 “당시와 현재의 경찰 조직은 다르지만 민주 정신을 잇는 경찰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1960년 3월 15일 옛 마산에서는 자유당 이승만 정권의 대통령·부통령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민주화 운동이 일었다. 당시 투표함 바꿔치기, 유령 유권자 동원 등의 의혹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정부에 제출한 ‘3·15의거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일 하루에만 북마산파출소 등 최소 6곳에서 경찰이 시민에게 총격을 가했고, 그 다음 달인 4월에도 3곳에서 발포가 이뤄졌다.
이 사태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김주열 열사 등 16명이 숨졌다. 그는 비슷한 시기 실종됐다가 마산 앞바다에서 최루탄이 눈에 박힌 모습으로 숨진 채 발견됐고, 민주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그간 유족 등은 경찰에 사과를 요구해 왔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또 책임자가 아닌 직접적인 발포와 고문 등을 일삼은 경찰관 일부만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들마저도 감형되거나 특별 사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