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서 사실관계 드러났음에도
- 대법 판결까지 유예, 부당 지급
경남도가 공무원의 뇌물수수 등 혐의가 수사기관과 1심 재판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됐는데도 단순 항소 또는 상고했다는 이유로 장기간 징계를 미루면서 수억 원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한 조항으로 1600억 원의 혈세를 낭비했던 ‘마산 로봇랜드 사태’에서도 중앙투자심사 누락 등의 행정 부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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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 국제신문 DB |
감사원은 최근 이런 지적을 담은 ‘2019~2024년 경남도 정기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24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 15일부터 5월 3일까지 감사인력 15명을 투입해 민자 사업, 예산·재정, 내부 통제 등 취약 분야 업무를 집중 점검했다. 그 결과 주의 9건, 통보 22건, 통보(시정완료) 1건 등 모두 32건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중징계 의결을 요구받은 소속 공무원 A 씨를 상대로 상고심까지 6년간 징계 의결을 유예하면서 급여 5억4000만 원을 부당 지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도는 2016년 9월 울산지검으로부터 A(5급) 씨가 부정처사후수뢰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그는 2015년 6월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감독 업무를 수행하면서 관련 업체에 특허공법 선정 관련 공무상 비밀을 누설해 계약 체결을 돕는 대가로 5차례에 걸쳐 148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상태였다.
2017년 2월 1심 재판부는 이런 혐의를 대부분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그러나 도는 같은 해 3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항소심 판결 선고 때까지 징계를 보류했다. 도는 5개월 뒤 항소심에서 A 씨가 1심과 대동소이한 형을 선고받았는데도 상고심 선고까지 받아본 뒤 이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후 이 사건은 대법에서 5년 넘게 계류됐고, 도는 징계 절차를 방치하다가 A 씨의 정년 퇴직(2024년)이 도래한 2022년 12월에서야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임 처분과 징계부가금 1배를 부과했다. 감사원은 1심에서 사실관계가 드러난 이후 징계 절차를 밟았어야 했고, 징계부가금도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에 따라 3~4배가 적정했다며 주의 처분을 내렸다.
감사원은 마산로봇랜드 1단계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행정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주의 조처를 내렸다. 도 등은 2015년 민간 컨소시엄이 이 사업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 협약을 해지할 때 귀책 여부와 관계없이 부가세 포함 1100억 원을 보장하도록 실시협약을 변경했다. 감사원은 사업자에 이익을 부여하는 내용을 반영해 재공고하는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았고, 기존 예산 외 의무부담 사항이 추가된 협약을 체결하기 전 중앙투자심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이 외에도 도와 시·군은 ▷생태계보전부담금 32억 원 징수 누락 ▷3년간 35억 원 상당 소방장비 수의계약 등 잘못된 관행에 대한 회계부서 견제 미흡 등을 지적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