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연합뉴스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후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 대해 “명령하면 순응하는 분위기였다”라고 법정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공판에 박 전 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전 총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임명 이유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며 당시 회의가 “명령하면 순응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회의 이후 김 전 장관으로부터 ‘포고령 1호’를 건네받아 법리적 검토를 건의했지만 김 전 장관은 “검토가 완료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단어 중에 ‘처단’이라는 것이 있어서 ‘이건 뭐냐’ 하면서 놀라서 읽어봤다”며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를 보고 계엄법에 의해 처벌하고 단죄하는 건가 보다, 우리 군대에서 쓰는 용어는 아닌데 (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장은 포고령에 기재된 시간을 수정하기 위해 같은 내용을 다시 타이핑했다고 했다. 그는 포고령 발령 시각은 22시 30분에서 23시로 고치고 참모를 통해 언론에 공지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내란 재판내란 사건들을 병합한 후 김 전 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재판은 내년 1월 12일에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며 선고는 2월 중순 이전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