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소형원전모듈) 육성 전략을 발표 중인 김명주 경남도 경제부지사. 경남도 제공

경남도가 국가 차원에서 추진이 필요한 1조8000억 원 규모의 SMR(소형원전모듈) 육성 전략을 정부에 건의했다. 국내 최대 원전기자재 제조 집적지로서 최근 AI(인공지능) 시대가 불러온 글로벌 전력 대란의 해법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원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처다.

경남도는 ▷협력 체계 구축 ▷제도적 기반 마련 ▷제조 경쟁력 제고 ▷인력 양성 등 4대 분야 17개 과제로 구성된 SMR 육성 전략을 수립한 뒤 이를 압축한 7개 전략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에 건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전략은 내년부터 2035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60% 달성 ▷제작 기간 80% 단축 ▷제조 검사 기술 완전 자립 ▷강소기업 100곳 육성 등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구체적으로 도는 ‘SMR 기술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필두로 원자력산업 정책 노선을 확실하게 잡아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SMR 시스템 개발·실증 등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골자인 이 법안은 지난 10일 여야 합의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 현재 국회 본회의 문턱만 남겨 둔 상황이다.

도는 장비·시설 투자와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원전산업 성장펀드 지원 기준 완화·확대’, SMR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을 통해 기업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SMR 산업 맞춤형 특화단지’ 지정 등을 앞세워 산업 활성화 기반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또 SMR 제작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자 기술 개발부터 제조, 시험·인증, 운영·유지관리까지 전주기를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하고, SMR 설계·제작·운영 전반에 AI 기술 적용을 지원하는 플랫폼 구축을 제시했다. 부처별로 산재해 있는 SMR 관련 규제와 인증 체계 일원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미 원자력 협력 강화를 위한 ‘산업 협력 협의체 구성’, SMR 특화 석·박사급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원자력산업 전문대학원 설립’ 등을 건의했다.

도는 이런 전략이 시행되면 2040년 63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세계 각국에선 SMR 모델 120여 종이 개발 중이다. 경남에는 국내 유일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원전기업 340여 곳이 몰려 있어 세계적으로도 SMR 기술 개발 잠재력이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는다. 김명주 도 경제부지사는 “경남이 대한민국 SMR 산업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제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