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남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해군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비 도비 복원을 호소하며 삭발식을 단행하는 류경완(더불어민주당·남해) 도의원. 경남도의회 제공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 심사 때 전액 삭감되면서 지역사회 반발을 샀던 남해군 ‘농어촌기본소득 정부 시범사업’의 도비(국제신문 10일 자 8면 등 보도)가 예상을 뒤집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치면서 부활했다. 오는 16일 본회의 문턱도 큰 이변이 없는 한 넘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와의 국·도비 분담률 협의 등 남은 난관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경남도의회 도청 소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0일 제428회 정례회 제4차 회의를 열고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도비를 포함한 2026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 사업은 지난 2일 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가 관련 도비를 삭감하면서 무산 위기에 몰렸으나 이날 예결특위는 회의 마지막 절차인 계수조정을 통해 복구됐다. 다만 예결특위는 국비 부담률을 상향하고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대상이 아닌 다른 시군 재정지원 방안을 강구하라는 부대의견을 채택했다. 여기에다 최근 사업을 주관하는 농림식품부 등에서도 도비 30% 부담 확약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애초 도는 전체 사업비 702억 원 중 18%만 도비로 편성했다. 나머지는 정부 40%(280억8000만 원), 남해군 42%(294억8400만 원)로 구성된다. 이 사업은 내년부터 2년간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남해군에 주소를 둔 모든 주민(3만9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월 15만 원씩, 연간 180만 원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그런데 도의회 농해양수산위는 지난 3일 지자체 재정 부담 가중과 위장 전입 등 부작용 우려 등을 이유로 도비를 전액 삭감했다. 이에 장충남 남해군수가 지난 5일 직접 도비 복원을 호소한 데 이어 군민들도 지난 9일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에 힘을 보탰다.

남해군은 도비 복원 직후 환영 입장문을 내고 “농어촌 정책 전환의 책임을 공유한 결과”라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경남도·경남도의회·남해군의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시군 형평성 문제, 지방비 부담 등 제기된 우려에 대해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의회는 오는 16일 제428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이번에 수정된 예산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김인수·김용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