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IP카메라 12만여 대를 해킹해 개인 정보로 성 착취물을 유통한 범햄이 적발되자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등은 지난 7일 ‘IP카메라 보안 관리체계 고도화 방안’을 통해 IP카메라 이용자와 제조사에 보안 책임이 몰린 구조였다며 설치업체·통신사 책임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합동으로 IP카메라 제조·수입, 유통, 이용의 단계별 보안 강화 과제를 추진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IP카메라 관련 법률안을 제정하기로 했다. 병원, 수영장, 산후조리원 등 신체가 노출되는 생활밀접시설의 IP카메라는 보안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한다. 또 제품 설계 단계부터 복잡한 비밀번호를 설정하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기출시 제품은 복잡한 비밀번호 설정 기능을 탑재하도록 제조사와 협의한다.

피해자 보호에도 나선다. 최근 검거된 IP카메라 해킹 피의자들이 침입한 12만여대 카메라 비밀번호가 이전과 동일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해킹당한 이용자를 식별해 비밀번호 변경 등을 권고한다. 또 ▷성 착취물 영상 삭제·차단 ▷피해자 법률·의료·상담 지원 ▷ 고위험·대규모 영상 유출 사업장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 우선 조사를 추진한다. ▷IP카메라 해킹·영상 유출 ▷성 착취물 영상 판매·유통 사이트 운영 ▷영상 구입·소지 등 범죄 수사도 강화한다.

정부는 또 “네트워크 보안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보안 기능도 제품 자체 적용을 규율하고 있어 중요 이해관계자인 설치업체와 통신사는 해킹 책임에서 제외돼 있다”며 “피해기기 IP를 통신사에 공유해 이용자에게 보안조치 이행을 권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IP 카메라 12만여대를 해킹해 만든 영상을 해외 음란 사이트에 판매한 일당 4명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이 가정집과 상가 탈의실 등에서 빼돌린 영상으로 제작한 성 착취물은 한 해외 불법 사이트 전체 영상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