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아파트 복도에 적재물을 둔 이웃에게 앙심을 품고 CCTV로 현관을 감시하면서 수십 차례에 걸쳐 욕설하거나 기계음을 송출한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단독(정지은 부장판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또 법원은 A 씨에게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2년부터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같은 층에 거주하는 80대 B 씨와 갈등을 이어왔다. 당시 유통업을 하는 B 씨가 김치를 담는 박스를 복도에 놔둔 게 발단이 됐다. A 씨는 B 씨에게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고, 그 이후 이들은 서로 욕설하며 반복적으로 다투게 됐다.

급기야 A 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문 앞에 설치한 CCTV를 통해 B 씨의 현관을 지켜보다가 B 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문을 열고 ‘조용히 해라’고 말하며 욕설했다. A 씨는 이런 식으로 올해 2월까지 약 4개월간 68차례에 걸쳐 욕설을 일삼거나 CCTV 스피커를 통해 ‘물러나 주세요’라는 기계음을 반복적으로 송출,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했다. 검찰은 A 씨를 약식 기소했고, A 씨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정당 행위’였다며 불복,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 약식명령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