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등 자신의 재판에서 비상계엄 관련해 부하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형사 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홍 전 차장은 지난 13일에 이어 증인으로 재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을 받았다.

증인신문 끝날 무렵 윤 전 대통령은 “여인형(전 방첩사령관)이 통신사에다 위치추적을 해달라고 하는데 방첩사령관이란 놈이 수사의 시옷도 모른다는 생각 안 들었냐”며 “대통령은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도대체 이런 거를 여인형한테 시키고 여인형이 대통령 지시받아 증인한테 부탁한다는 게 좀 연결이 안 되지 않냐”고 물었다. 위치추적을 하려면 법원의 영장이 필요한데 자신과 여 전 사령관이 그런 지시를 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홍 전 차장은 “그럼 여인형이 독자적 판단으로 (정치인들을) 체포하려고 한 거냐”,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는 거 아니죠? 여인형이 왜 그런 요청(위치 추적)을 합니까”라고 거듭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그 얘기는 했지 않았느냐”, “입장 곤란하면 답 안 해도 된다”고 말을 돌렸다.

뿐만 아니라 전날인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책임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이날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 기일을 열었고 윤 전 대통령은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이 민주당사와 언론에 군을 보내려 했는데 자신이 안된다고 펄쩍 뛰며 딱 잘랐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때 여론조사 꽃 하여튼 민주당 당사. 그러고 어디 언론사 어디 얘기를 하는데 제가 펄쩍 뛰며 안된다고 딱 잘랐다”고 말했다. 이진관 부장판사는 대통령 허 락없이 김 전 장관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당연하다”며 “저한테 재가를 구했고 저는 하지 말라고 그랬다” 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상황 종료 후 만들어진 사후 계엄 선포문에 총리가 부서하고 이 문건을 다시 폐기한 사건에 대해선 ‘몰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