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시·산단공, 부지 이견
- 정부 공모 뽑히고도 지지부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한 곳에 문화선도 랜드마크를 건립하는 사업이 정부 공모 선정 이후 6개월째 첫걸음도 떼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을 주도·지원하는 3개 기관이 사업 예정지 물색에 난항을 겪기 때문이다.

창원국가산단. 국제신문 DB

3일 경남도와 창원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 등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브랜드 산단 조성 사업(랜드마크)’ 공모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여가 시설이 부족한 창원국가산단을 문화산단으로 탈바꿈시키는 10개 사업 중 하나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메타버스 등을 활용, 지역 방위·기계 산업의 위상을 알리는 전시관을 조성하고, 관련 프로그램 운영하는 게 골자다. 사업비는 국비 189억 원, 도비 40억 원, 시비 93억 원 등 총 322억 원이 투입된다. 앞서 이 사업은 지난 3월 다른 사업 9개가 선정된 본공모에서 탈락했으나, 2개월 뒤 정부가 추경 편성을 통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면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남도 등은 애초 공모 신청을 할 때 민간 사업자가 산단공 경남본부가 있는 성산구 대원동에 연구개발·기업지원 복합시설(디지털 크리에이티브 타운)을 신축하면 산단공이 3개 층을 사들여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평가 과정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실행 여부 등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민간사업을 통해 짓는 건물을 예정지로 삼은 점 등이 지적됐고, 이후 실제로도 민간사업자 측은 경기 악화 등을 이유로 신축 사업을 철회했다. 이에 3개 기관은 최근까지 10여 차례 실무회의 등을 열어 다른 부지 물색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간 도와 산단공은 시 소유의 창원문화복합타운과 창원시립박물관 등 7곳을 제안, 시가 검토했지만 다른 사업이 추진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모두 부적절하다고 판단을 내린 상태다. 이처럼 관계 기관이 부지 선정에 이견을 보이면서 사실상 관련 절차가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도 관계자는 “내용을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더는 사업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 최근 시에 공식 의견을 정리해 밝혀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시의 답변에 따라 사업 방향 등이 정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간 논의 사안을 포함, 포괄적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방침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여전히 연내 사업 예정지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