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경찰관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파견 근무 중 음주 물의를 일으켜 조기 복귀 조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은 최근 10대에게 압수물을 털리고도 2주간 몰라 논란이 됐던 일선 관서 소속으로,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경찰 로고. 국제신문 DB

경남경찰청은 이와 관련, 창원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5명(경감 이하)을 상대로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7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경호·경비 지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견됐다. 이들은 모 기업이 운영하는 연수원에 투숙했다. 1인 1실이 배정됐으며, 다음 날인 28일부터 본격적으로 근무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파견 첫날 밤부터 음식물 반입 금지 규정을 어기고 술판을 벌였다. 당시 이들은 한곳에 모여 인근 편의점에서 구입한 술과 안주를 취식했다. 이런 사실은 다음 날 오전 이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숙소 관리에 나섰던 연수원 관계자가 샤워실에서 토사물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방에는 쓰레기 일부가 그대로 있는 등 술자리 흔적이 역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수원 측은 경북경찰청에 이를 알렸고, 그 내용을 전달받은 경남경찰청은 같은 날 이들을 모두 복귀시킨 뒤 다른 경찰관 5명을 보내 이들의 업무를 대체했다. 이들 5명이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경남경찰청은 현재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징계위 회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들은 현재 정상 출근 중이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저녁 휴식 시간에 음주한 것으로 파악되나 행사 성격 등으로 볼 때 음주한 사실이 부적절했다”며 “경감 이하는 통상 일선 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서 감찰을 진행하지만, 이번 건은 상급 기관인 경남경찰청이 직접 감찰해 합당한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경찰청은 최근에도 청사 관리, 근무 태도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달 절도 혐의로 10대 A 군에게 압수한 오토바이를 잠금장치 없이 보관해 오다 두 차례나 다시 도난당했다. 당시 압수물 담당 경찰관은 점검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당직 근무자는 A 군 등이 청사에 무단으로 침입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송치하는 과정에서 압수물이 사라진 사실을 포착했으나, 이미 2주가 지난 시점이었다. 이에 경남경찰청은 현재 관련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8일 국회가 경남경찰청을 상대로 진행한 국정 감사에서도 해당 사건이 도마 위에 올라 질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