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 “시공사 등 200억 공동 책임”
- 채무비율 따지는 다툼 이어질 듯
법원이 ‘합천 호텔 사업비 횡령 사건’(국제신문 지난해 11월 19일 9면 등 보도)과 관련해 대주가 합천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수백억 원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군의 일부 공동 채무를 인정했다. 전적으로 군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채무부확인소송 결과에 반하는 조처로, 시공사 등 다른 피고인들과 채무 비율을 따지는 또 다른 법정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
| 법원 이미지. 국제신문 DB |
28일 합천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2부(최누림 부장판사)는 최근 대주인 메리츠증권이 합천군 등 4자를 상대로 제기한 288억 원 규모 대출금 반환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책임 준공을 확약한 시공사를 상대로 ▷사업비를 가로챈 A 씨가 실사주로 있던 시행사(SPC·특수목적법인) ▷시행사의 모회사격인 연대보증인(법인) 등과 함께 전체 대출금을 대주에게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선고했다. 반면, 합천군에는 시공사와 시행사, 연대보증인 등과 더불어 전체 대출금의 69% 수준인 200억 원에 대해서만 지급 의무가 있다고 봤다.
지난해 10월 합천군이 메리츠증권에 패소한 채무부확인소송 1심 선고 결과가 일부 뒤집어진 셈이다. 합천군은 당시 ‘대리금융기관이기도 한 메리츠증권 등이 대출금 승인·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합천군이 시행사 등과 체결한 실시협약에 대출 보증 성격이 있는 조항을 근거로 ‘공제 없이 대주에게 대출원리금을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한 바 있다. 군은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번 대출금 반환청구 소송과 연관성이 큰 점을 들어 첫 공판 기일을 1심 선고 이후인 오는 9월 11일로 잡은 상태다.
다만 이들 소송을 통해 군이 일부 채무 공동 부담에 대한 선고를 확정받더라도 시공사 등과의 분담 비율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별도의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합천군 관계자는 “이번에 패소하긴 했으나 전체 그림을 보자면 일부 성과가 있다”며 “법률대리인과 논의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하는 등 군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1607㎡ 부지에 PF 대출금 550억 원, 시행사 자부담 40억 원 등 모두 590억 원을 들여 지상 7층, 200실 규모의 호텔을 짓는 게 골자다. 그러나 시행사 실사주 A 씨가 사업 자금을 빼돌려 잠적하면서 합천군은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공범 2명에게도 각각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