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9일 오후 시작됐다. 이번 심사 결과로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내란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5개 혐의 및 증거인멸 및 도망 염려 등 구속 사유를 두고 양측의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사법연수원 33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22분부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특검팀에서는 윤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참여했던 박억수(29기) 특별검사보,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 등이 참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김홍일(15기) 변호사를 필두로 최지우·배보윤·송진호·채명성·유정화 변호사가 참석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특검팀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5개 범죄사실에 대한 양측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이날 심사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외관만 갖추려 일부만 소집해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본다. 사후 자신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허위 계엄 선포문을 만들고, 대통령 기록물이자 공용 서류인 이 문건을 폐기한 혐의도 적용했다. 계엄에 관한 허위 사실이 담긴 PG(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하고,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와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자신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도록 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런 혐의가 충분하며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임을 배반한 행위임과 동시에 법치주의와 사법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범죄”라는 점에서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부 혐의 자체가 증거 인멸에 해당하고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 참고인에 대한 회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국무회의 긴급성을 고려해 일찍 도착할 수 있는 국무위원에 연락한 것에 불과하며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을 지시한 바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 입장을 PG로 작성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며, 비화폰 삭제 역시 직무 배제된 사람이 사용하면 안 된다는 법령에 따라 정당한 조처를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체포영장 저지 지시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발부받은 체포영장 자체가 위법하므로 문제되지 않고 체포 저지를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도 수사와 재판 절차에 충실히 힘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하기 위해 양측은 상당한 양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 이후 윤 전 대통령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또는 10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