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방송사 취재용 사다리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 여부가 이르면 9일 결정된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이날 오후 2시 15분부터 서울중아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법치주의와 사법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를 일으켜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내란특검팀과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윤 전 대통령 측이 법정에서 맞붙을 걸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출석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심사를 마친 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린다.

특검팀에서는 윤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참여했던 박억수·장우성 특검보와 조재철·김정국 부장검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김홍일·배보윤·송진호·채명성·김계리·유정화 변호사 등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에 5가지 범죄 사실을 적시하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를 적용했다.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하고 2분간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통보한 뒤 회의를 종료해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와 사후 선포문을 허위로 작성하고, 대통령기록물인 해당 서류를 문서 세단기에 넣어 파쇄한 혐의 등이 있다.

홍보수석실 외신 대변인에게 “헌정질서 파괴의 뜻은 추호도 없었다” 등의 허위 언론 대응 정부입장을 작성해 CNN 등 외신에 전파하도록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 여러 차례 집행을 막으라고 지시한 혐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수사기관이 볼 수 없도록 조치하라며 김 전 차장에게 직권 남용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런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데 특검팀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는 입장이다. 일찍 도착할 수 있는 국무위원에게 연락을 취했을 뿐이며, 사후 선포문 작성을 지시한 바 없다는 것이다. 언론배포가이드 역시 대통령 입장을 작성하라고 한 것 뿐이라고 주장한다. 공수처가 발부받은 체포영장 자체가 위법하므로 이를 저지한 것은 특수공무집행방해가 될 수 없고, 체포 저지를 지시한 사실 자체도 없다고 주장한다.

비화폰 삭제는 직무에 배제된 사람이 비화폰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법령에 따랑 정당한 조처를 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이며 실제로 삭제가 이뤄지지 않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양측 입장이 달라 심문 시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나면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또는 내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