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사고로 수백 명의 승객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국내외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한 좌석이 어디인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는 후미 좌석에 앉은 승객일수록 생존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사고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한다.

지난 13일 인도 아메다바드 공항 인근 주택가에 추락한 에어인디아 171편의 잔해 모습. AFP 연합뉴스

16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출발한 에어인디아 AI171편 여객기가 이륙한 지 30초 만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을 제외한 탑승자 241명이 숨졌다. 기적적으로 생존한 승객이 비상탈출구 바로 옆 좌석에 앉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고 때 이 자리가 가장 안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지난해 12월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 당시 극적으로 생존한 2명의 승무원은 기체 꼬리 칸에 탑승해 ‘안전한 좌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확률상 꼬리 쪽에 가까운 좌석일수록 피해가 덜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과학기술 전문지 ‘파퓰러 메커닉스’가 1971~2007년 항공기 사고 20건의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뒤쪽 좌석의 생존율이 6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날개 부근이 56%, 앞쪽이 49%였다.

그러나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기 착륙 사고 때는 동체 후미가 먼저 충돌해, 꼬리 칸에 있던 승객들만 사망했다. 또 엔진과 모터 등이 뒤쪽에 설치된 까닭에 화재가 발생하면 오히려 후미 좌석이 더 위험하다는 분석도 있다. 신라대 김광일(항공운항과) 교수는 “지금까지 발생한 항공기 사고를 보면 꼬리 쪽을 제외한 기체 대부분이 부서졌다. 충돌 때 앞 좌석부터 충격을 크게 받기 때문”이라면서도 “사고 유형이 굉장히 다양하므로 안전을 보장하는 좌석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